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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필요한 것 보다 더 망가진다

내가 다니는 회사는, 소위 '갑' 이다.


이게 보통 갑이 아니고, 완전히 울트라 짱 수퍼 갑이다.

이 회사가 가지고 있는 cash가, US government가 소유하고 있는 cash보다도 많단다.


이 엄청난 돈의 힘으로, 정말 무지막지한 권세를 휘두른다.


그러다보니, 나 같은 엔지니어에게도 꽤 큰 파워가 있다.


가령, 내가... vendor들에게 이야기하는 말투는 이런거다.

"내일 아침 몇시까지 무슨 데이터를 준비해서 보내라. 이번 데이터는 매우 중요한거다. 지난번 처럼 빼먹는 것 없이 꼼꼼하게 해라."


vendor들이 나에게 하는 말투는 이렇다.

"우리가 논의해보니 이런것들이 위험요소인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언을 부탁한다."

"원하는 데이터를 바로 보내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여기 요청한 데이터를 보낸다. 검토해보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더 요청을 해주길 부탁한다. 이렇게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쁘다."


...


관계가 이렇게 되어있다 보니,

vendor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아주 가관이다.


vendor들은 잘 대해주면 안돼. 걔네들은 하루에 한번씩 혹독한 이메일로 독촉을 하고, 이틀에 한번씩 전화를 걸어서 따져야 일을 제대로 한단 말이야. 


뭐 이런 식의 태도를 아주 흔히 접한다.


뭐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힘이니까..

그 돈을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지시를 하는 구조가 되기 마련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그 어그러진 구조 속에서 살아 가면서,

적절한 수준으로 망가지는 법이 거의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이용해서 일을 하는데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이...

망가진다.


이렇게 소망없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이 복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