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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다람쥐가 죽었다.

1년쯤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만일 내가 운전하는 차에 어떤 사람이 갑자기 뛰어들어 자살을 하면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느낄까 하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다.

끔찍한 상상이었는데, 그런 신문 기사를 읽다가 든 생각이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마 첫번째로 드는 생각은, 

'이 사람 죽으려면 혼자 죽지 하필이면 내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아니,

사람이 죽었는데, 말하자면 에이~ 재수 없어 식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나는 정말 많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하나님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고)...

그래서 일분 일초가 늘 아까운데,

이 와중에 이 엉뚱한 일이 벌어졌네... 에이...


혼자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섬찟 해졌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내 삶과 세상에 대한 자세,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생각이 그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내 영혼이 병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심각하게 잘못되어 있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

어제,
운전하다가 다람쥐 한마리를 죽였다.
시속 40마일 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람쥐가 그야말로 내 차에 뛰어 들었다.
바로 뒤에 차가 따라오고 있어서, 급 브레이크를 밟을 수도 없었다.

차에서, 아주 가벼운 덜컹~이 느껴지고, 
백미러로 보니 다람쥐의 털이 날리고 다람쥐는 바닥에 죽어 있었다.

어제 그 다람쥐를 죽이고 나서는...
하루 종일 마음이 아프고 무거웠다.
예전 같으면 그냥, 에이, 멍청한 놈 하고 지나갔을 수 있었는데...

....

일년동안,
하나님께서는 내 영혼을 많이 치료해 시켜주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