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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상처 많은(?) 개

우리가 개(하이디)를 키우기 시작한지 벌써 4-5개월 정도가 지났다.

이 개를 입양한 쉘터의 안내에 따르면, 하이디를 길에서 발견했을 때, 도대체 무슨 종류의 개 인지, 무슨 색깔의 개인지 하는 것 조차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고 한다.


무슨 험한 세월을 살았는지, 이 아이는 앞니가 거의 다 없다.

그래서 보통 개들이 좋아하는 "뼈다귀" 같은 것을 하이디는 즐기지 못한다.

이가 좋지 않아서, 먹이가 조금만 크면 잘 못먹는다.


처음 왔을 때에는, 정말 잔뜩 긴장이 되어 있었고, 도무지 친한척을 잘 하지 않았다.

먹을것을 줘도 극도로 조심하고, 잘 다가오지도 않고...


그래서 우리는 하이디는 그냥 많이 얌전하고 부끄러움 많은 개 인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 하이디는 우리가 많이 편해졌는지, 우리들에게 다가와서 놀아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먹을 것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당장 와서... '놀자'고 꼬리를 흔들며 아침 인사를 한다. 약간 기분이 좋으면 집 안에서도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흥분을 표현한다.

민우가 소파에 누우면, 바로 민우 품에 쏙 들어가서 눕는다.


험한 삶을 살면서,

몸과 마음에 상처가 많았던 하이디가,

이제 민우 옆에 누워서 민우에게 떼도 쓰게된걸 보며...

참 많이 감사했다.


그러면서도,

아... 사람도 이렇게 몇달만 사랑을 주면, 예전의 상처를 씻고 다시 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