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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이 슬프다

긴 생각, 짧은 글 | 2012.12.24 10:31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몇년전부터,

성탄의 시즌을 지날때마다, 정말 슬픈 마음이 많이 든다.


consumerism의 폭격에 허덕이는 많이 사람들을 보며,

'Merry' Christmas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텅빈 마음을 보며,

여전히 이땅에 해결되지 않은 많은 갈등을 보며, 

낙오된 사람들이 'loser'로서 다시 일어날 기회가 막혀버린 세상을 보며,

추운 겨울 번쩍거리는 성탄 장식 옆에 웅크리고 있는 marginalized people을 보며,

정말 성탄이 슬프다.


소위 크리스마스 플래시몹 (flash mob)을 볼때마다,

그것이 기쁘고 아름답기 보다는 서글프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감각적 상술로 장식된 consumerism의 정글 속에서,

몸부림치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로빈슨 크루소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구세주의 탄생의 기쁜 소식에,

더 이상 관심도 없는 사람들,

그러나 그 소망 이외엔 다른 궁극적 소망이 없는데...


12월 24일 아침,

이곳 San Francisco Bay area는 밝고 환한데,


내게도,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도,

나를 바라보는 세상에도,

성탄이 슬픈것 만큼이나,

성탄의 소망이 더 분명하고 밝게 빛났으면 한다.


O come O come Emmanuel

And ransom captive Israel

That mourns in lonely exile here

Until the Son of God appear

Rejoice! Rejoice! Emmanuel

Shall come to thee, O Isr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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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포스팅

짧은 생각, 긴 글 | 2012.12.21 06:00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지난 한해,

이제 이거 그만 써야겠다... 생각했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제가 뭐 대단한 통찰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글을 맛갈나게 쓰는 글쟁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큰/작은 웃음을 주는 contents가 있는 것도 아닌데...

뭐하자고 이걸 매일 쓰고 있나 싶어서 말입니다.


그래도,

아직은 이렇게 쓰는게 쓰지 않는것 보다...

무엇보다 제 자신에게 유익이 있는 것 같아 계속 더 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이제 한해동안 100,000 마일씩 비행기타고 날아다니며,

얼마나 글을 올릴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하는데까진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주부터는 저도 '방학'에 들어갑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새해들어 다시 글을 쓰기로 하겠습니다.

쉬는동안 생각도 가다듬고 묵상도 기도도 하면서 시간을 좀 보내려합니다.

사실 하나님께서 요즘 제 생각과 마음을 이끄시는 형태가 좀 심상치 않습니다. ^^


이 별볼일 없는 삼류 블로그에 그래도 가끔씩 와주셔서 읽어주시고, 생각을 나누어주시는 분들 모두에게,

소망의 주로 이 땅에 오신 주님의 평강이,

이 성탄의 계절에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목수의 졸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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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정치화하기?

짧은 생각, 긴 글 | 2012.12.20 06:00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어제는, 11월 1일 이후 처음으로 아침 운동과 말씀묵상을 다 빼먹었다. -.-;

도저히 그럴 기운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약간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03년 ALCS에서 Boston Red Sox가 마지막 경기에서 역전 홈런을 맞고 Yankees에게 졌을때도 그렇게 멘붕이 왔던 것 같다. ^^


혹시 그저 정치를 운동경기 보듯 그렇게 격렬하게 응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나님에게 걸어야할 소망을 정치에 거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한동안 내가 나 스스로를 비정치화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스려오던 차였는데,

요 며칠 그 balance를 잃어버렸다.


그렇지만, 다시 비정치적(혹은, 덜 정치적이라고 해야할까)이 되기 전에 다음의 한꼭지 글만 남겨야 겠다.


---


이번 선거에서 또 다시 (극우-비상식-수구) 팀이 (우파-상식-보수) 팀을 꺾고 승리를 거두었다.

(한국의 민주당을 좌파라고 하시는 분들은 정말 공부를 좀 하셔야 한다. 쩝... 그 얘기를 정말 좌파가 들으면 몹시 기분나빠할거다.)


합리적인 건강한 보수는, 비합리적인 수구세력에 역부족이었다.

한국 사회와 정치는 합리성을 누릴 만한 여건이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다음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그래도 천천히 역사는 건강한 방향으로 이동해가고 있다. 다만 그 속도가 너무 느려서 그렇지.


1992년 대선 : 비상식-수구파가 분열했음에도 비상식-수구파가 승리 (정주영이 나왔었지 그때...)


1997년 대선 : 비상식-수구파가 분열했고 (이인제; thank you), 그나마 독재잔당(JP)과 연합을 해서야 겨우 상식-보수파가 이겼음.


2002년 대선 : 비상식-수구파의 일부 (정몽준)와 손을 잡고 겨우 겨우 승리 (하루 전에 깨지긴했지만서두)


2007년 대선 : 이때는... 뭐 온 나라가 살짝 맛이 갔었음. -.-;


2012년 대선 : 비상식-수구파와 손잡지 않고서도 48% 득표에 성공. (또 다른 상식-보수파인 안철수와 손을 잡고)


자, 이런 추세라면 그래도 희망이 있지 않은가!


생각 같아선 극우-비상식-수구-친일-독재 이쪽 세력을 화악~ 밀어버리고 역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지만, 사실 그렇게 하면 너무 많은 사람이 다친다.

당장 우리의 부모, 친구, 선배 등등이 다치고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주 천천히 가는 것이 긴 친일-전쟁-독재의 상처에 힘든 우리 백성이 또 다른 상처 없이 진보해가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독재자의 딸이 한번 더 정권을 잡아야만...

그 독재자에 대한 막연한 비현실적 환상이 결국 깨지고 move-on 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제발 이럴때... 교회라도 정신을 차려야 하는 건데...

사실 그게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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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적어보는... 이번 한국 대선 이후를 바라보며

긴 생각, 짧은 글 | 2012.12.19 06:00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P 후보가 승리했을때)


결국 한국은 또 5년동안 비싼 수업료를 내며 혹독한 훈련을 겪어야만 하게 되었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남북관계가 악화되고, 언론과 사상의 자유가 억압되며, 사회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후퇴하고, 사회 계층간 이동의 길은 거의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독교는 배에 기름낀 사람들의 종교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고, 그런 기독교에 환멸을 느낀 젊은이들의 교회로부터의 exodus는 더 심해질 것 같다.

사회통합이라는 것은 결국 기존의 어그러진 계층간의 분리를 고착화하여 그 안에서 '포기'하게 만드는 작업을 의미할 것이다.

돌이키기 힘들만큼 계층간, 지역간 반목이 심화될 것이고 그것은 남북통합에도 큰 장애요인이 되어 통일에의 꿈을 요원한 것으로 만들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이로인해 사람들이, 

더 educate되어서, 궁극적으로 역사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기도한다.

그리고 이런 시기에, 특히 교회가 깨어서, 정치와 체제가 제공해주지 못하는 궁극적 소망이 하나님 나라에 있음을 선포하게되길 기도한다.


앞으로 5년동안, 

한국 사회는 또 많이 역주행을 하겠지만, 

그로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견딜 힘을 하나님께서 주시길 기도한다.

교회가 그들과 함께 하는 교회가 되길 기도한다.

당장 이 추운 겨울, 교회라도 세상에 따뜻함을 제공하는 모닥불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 할텐데...


- 이 글을 쓰는 시점은 한참 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서부시간 저녁 10시.

내일 아침에 일어나 이 글을 어떤 생각으로 바라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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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ve I Been Peaked?

긴 생각, 짧은 글 | 2012.12.18 06:00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지난 주말,
내가 예전에 썼던 글들 몇개를 다시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한 30분 남짓 그 글들을 읽으며 든 질문.

Have I been peaked?

2008년, 2009년 정도에 썼던 글들을 보면,
제일 양질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이런 글들이 웬만해선 잘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때는 한참... K 주제문을 작성하는 일을 하기도 했고, K 사역관련해서 묵상하고 글쓰는 일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런 효과가 좀 있었던 것이었을까.

내가 이미 정점을 지난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드는건 소위
'mid-life crisis'의 증상인건데 말이다. ^^

그래도 감사한건,
아직은 매일 조금씩 더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hopefully 매일 조금씩 자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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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ssential Journey To Bethlehem

긴 생각, 짧은 글 | 2012.12.17 06:00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Advent 시즌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성서유니온 (Scripture Union)에서는 Advent season용 묵상 가이드를 매일 제공하고 있다.

The Essential Journey to Bethlehem 이다.


나는 벌써 3년째 이걸 이용하고 있는데,

성탄 시즌에, 우리 주님이 오심을 잘 묵상하게 도와주는 참 좋은 자료가 된다.


시간이 많이 부족하고 바쁘다보니,

차분하게 말씀 묵상할 시간을 내는 것이 많이 빡빡하게 느껴지는 차에,

내가 그 끈을 놓지 않도록 참 잘 지켜주는 역할을 해준다.


벌써 절반이상 지나가긴 했지만, 이제라도 성탄 관련한 묵상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강.추. 한다!


http://www.scriptureunion.org/ 으로 가면 매일 이메일로 받아볼수도 있다. (물론 공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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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독려가 기독교적일까?

긴 생각, 짧은 글 | 2012.12.14 06:00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선거는 그리스도인 국민으로서 행사해야할 소중한 권리이자 책무이다.

뭐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다.


대충 나와 비슷한 성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특별히 젊은 층의 투표율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승리에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게 많이 독려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몇가지 생각이 있다.


첫째.

그렇게 열정적으로 해서 내가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면 정말 세상이 달라질까?

오히려 그 반작용/반동으로 다른 부작용을 가져오게 되는 것은 아닐까?


둘째.

현재 진보적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보면, 그 후보가 당선되면 세상이 나아지고, 반대 후보가 당선되면 세상이 멸망할 것인냥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 물론 그 반대쪽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가스통 오도바이에 매달고 해병대 옷입고 인공기 불태우는 어르신들 같은 분들도 계시니까.. ㅋㅋ)

정말 '다른 후보'가 당선되면 세상이 무너지는 걸까?

하나님에 걸어야할 소망과 기대가... 정치로 옮겨가고 있는 위험성은 없을까?


세째,

그리스도인이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세상을 바꾸어 내는 일이,

the answer로 여겨지는 것이 합당한 접근일까?

물론 어떤 이들은 정치에 참여하는 역할을 받았을 수 있지만...

어떤 이들은 오히려 비정치화되는 역할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92년 대통령 선거에,

제발 삼당합당 세력이 정권을 잡는 일만은 없게 해달라고 울며 기도했던,

97년 대통령 선거에,

미국에서 학교도 안가고 대통령 선거 대표 실황을 인터넷으로 보았던,

2002년 대통령 선거에,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글을 쓰고, 글을 퍼나르고, 열정적으로 온라인 활동을 했던...

그런 사람으로서,


이런 자세를 갖게된 것은 좀 새롭고 신기할수도 있겠다.


참고로, 나는,

지난 주말 투표를 했고...

적어도 한국 정치사회가 과거로 후퇴하지는 말아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한표를 던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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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후보?

긴 생각, 짧은 글 | 2012.12.13 06:00 | Posted by 목수의 졸개 woodykos

한국에서 대통령선거전이 한참 진행되고 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다들 알지만, 나는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자'라고 분류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느 정책, 후보의 선호가 비교적 뚜렷한 편이다.


그런데...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되는 것이 우리 나라에 더 도움이 될까?


솔직한 내 예상은,

빨간 점퍼의 극우정당의 독재자의 딸 후보나...

녹색 점퍼의 수줍음 타는 후보나...

누가 되더라도 5년뒤 '이 대통령을 잘 못 뽑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박근혜 후보는 시대착오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진취적이지 못하고, 독선적이어서... 이 사람의 당선은 한국 정치사회의 후퇴로 여겨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문재인 후보가 좀 더 진취적 미래지향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강력한 기득권 세력을 설득해가며 포용해가며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솔직히 확신이 서질 않는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한국의 보수 기득권 세력이, 자신과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을 포용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의문이 있다.


이명박 당시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던 5년전 한국 여론을 보며,

아... 한국에서는 결국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 많이 어려움을 당해봐야 그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박근혜 후보와 같은 시대착오적 인물이 여전히 강력한 지지를 받는 한국 사회를 보면서,

차라리 이 사람이 5년 하면서 많이 말아먹고 한국 정치사회를 후퇴시키고 나서야...

사람들의 정치 인식이 발전하게 되는건 아닐까

뭐 그런 섬뜻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양쪽의 후보가 다 마음에 들지 않을땐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런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독재자의 딸에 내가 투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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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나님을 깊이 경험했을때를 돌이켜보며 list해보면 다음과 같은 때였다.


한국 대학원 시절, 불합리한 대우를 경험하며 힘들었을때,

한국 직장 생활 속에서 직장 상사와 맞지 않아 갈등할때,

첫번째 유학 시도에 실패했을때,

유학중 지도교수를 여러번 바꾸면서 장래가 불투명했을때,

졸업 후 job이 잡히지 않아 어려웠을때,

start-up company라는 환경에서 다음달 월급이 나올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 속력으로 돌진해야 했을때...


그런데 그 상황 속으로 들어가서 자세히 보면,

하루에 15시간씩 실험실에서 보내며 일하면서 일주일에 성경공부 4개씩 했던 때도 있었고,

상황이 어려워 거의 depression의 초기증상을 보이며 힘들때 K 사역을 감당해냈던 때도 있었다.

재정적으로 많이 힘들어 허덕거리며 사람들을 섬겨보겠다고 하기도 했었다.


상황은 좋지 않고, 내 안에 passion은 불타고, 그렇지만 내 부족함은 답답하여 힘들고, 정신없이 열심히 살지만, 반복해서 내 한계와 부족함에 실망하고... 그런 상황 속에서 하늘로 눈을 들어 기도하면 하늘이 열리는 경험을 했던 것 같다.


A사에서 일하면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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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운동을 섬기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충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3년전 소위 실무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나긴 했지만,

K를 섬기는 간사들이 나를 부르는 이름은 여전히 '권간사님' 이다. 

내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들에게서 그렇게 불리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특히 K 간사들중 어떤 사람들이...

나를 너무 잘봐주고 있다는 부담을 많이 갖게 되었다.

뭐랄까... 음... 좀 심하게 말하면 우상화 비슷하게 되어버렸다고 해야할까.


도대체 K 간사들과 이야기하면서 누가 내게 딴지를 걸거나 반론을 거는 것을 최근에 별로 경험하지 못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내게 해답을 찾으려고 온다.

내가 무슨 insight를 줄 것으로 expect 하면서 나와 대화를 나눈다.


그렇다보니... 

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 자꾸 왜곡된 방식으로 과장되기도 하고...

뭐 하여간 정말 이상하게 사람들이 나를... 실제 내 모습보다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아, 이건 아닌데.


A 사의 offer를 앞에두고,

여러가지 여행 때문에 혹시 K 사역을 active하게 섬기는 일이 어려울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제가 A 사의 offer를 accept 해도 되겠습니까. K 사역을 위해서 그것이 괜찮은 선택일 수 있겠습니까...

선배님들께 여쭈어 보았다.


선배님들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인도하시면 그걸 accept할수도 있겠다고들... 뭐 대충 그렇게들 approve해주셨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그래....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좀 후배들에게 과장되어 있는 그림이 흐릿해지는 것이 필요할지도 몰라.

혹시 내가 여름에 휘튼이나 테일러에 가지 못하게 되고... 간사들 모임에, 주제 discussion meeting에, 사역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일수도 있겠다...


음...

뭐랄까...

웬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과 생각들이 몰려왔다.


그리고, A 사의 offer를 accept 했다.


글쎄...

만일...

정말 만일...

내가 이번 여름 휘튼/테일러에 갈 수 없게 된다면...

아마 하루에도 몇번씩 그쪽 하늘을 쳐다보며 눈물로 기도할 것 같다.


그렇지만 내 이 결정이,

K 운동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의 일부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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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A 사에서 하는 일은,

A사가 실제로 만들어서 2년쯤 뒤에 수백만명의 선 세계 customer가 사용하게되는 product의 한 부분을 책임지는 일이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확 얘기할수도 없고... 쩝. 하여간...)


그렇다보니, product cycle에 따라서 일이 바빠지면 정말 정신 없이 바빠지기도 하고,

아시아에 있는 어떤 공장에서 며칠씩 밤샘을 하게될수도 있다.


일년에 100,000 마일 비행기 타는 것은 아주 가볍게 넘긴다고들 한다. -.-;


이런 일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내 일정을 flexible하게 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A 사로 옮길 것을 고민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지만,

이런 lifestyle과 관련해서 내 마음에 걸렸던 것 가운데 하나는, K 운동 이었다.


내 30대는 정말 K에 헌신해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섬겼다.

96년에 처음 참석한 이후로, 98년 지도교수가 안보내줘서 못한거 한번 빼놓고는 정말 열심히 쫄래쫄래 따라다녔다. 


그런데,

A 사에서 이 일을 하다보면, K 에서 이렇게 섬기는 것이 어렵게 될 가능성이 많다.


음... 이걸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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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선 선원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민우맘'의 댓글에, 바로 답을 쓰려다가...

그래도 여기 이렇게 좀더 잘 풀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솔직히 말해서,

A사가 business하는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다.

벌써 내가 하고 있는 일들 가운데에는, 그걸 '죄'라고 여길 일은 아니지만... 그냥 원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하도록 요구받는 것도 있다.


그런데,

왜 A사에 들어가서 일하느냐고?


음... 솔직히 말하면,

A사에서만 내게 월급을 주고 쓰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


예전에,

내가 기독교 정복주의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을때엔,

그러니까 나가서 해적선을 거부하고 그것을 바꾸어 개혁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그 관점에 대해서는 몇가지의 어려움이 있다.


첫째로, 해적선을 개혁해 낼만한 힘이나 실력이 내게 없다.

사실 이게 내가 P사에 있으면서 난관에 부딛혀가며 느낀 것이다.

정말 실력이 부족해서 좋은 뜻을 펼치는데 실패했다고 느끼고 있다.

정말... 내가 실력이 출중해진다고 하더라도, 내가 system을 개혁할 힘이 과연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나 회의가 많이 생겼다.

그래서 실력을 기르기위해, market place의 language를 배우고, 그 business 방식을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생겼다.


둘째로,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해적선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체제가 해적선이라고 한다면... 그럼 그 대안은 무엇이냐고 물으면... 음...

사실 나는 그 대안으로 P사와 같은 것을 시도해 보았는데, 내안에서 충분히 소화되고 정리되지 않은, 설익은 논리와 생각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냥 좋은 의지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 셈이다.


나 같은 사람은 그래도 상황이 좀 더 낫지. 

그저 악덕기업에서 일하는 것 이외에는 생계를 이어갈 방법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세상엔 참 많은데... 그 사람들에게 그 해적선을 거부해라, 해적선을 뒤집어 엎어라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배부른 사람들의 무책임한 언사가 아니겠는가... 뭐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세째로, 좀 더 근본적인 생각인데,

해적선이라는 system을 바꾸는 일을 하는 주체가 사람인가 하나님인가 하는 것이다.

결국 system을 바꾸는 일은 사람에게 주어진 일이 아닌 것은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론 '선지자적 비관론'같은 입장을 가지고 꾸준히 끊임없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기도 하는 것이겠지만...


네째로, 지금 이 시점에서, 

여러가지 정황등을 살펴 보았을때,

하나님께서는 내게 system을 바꾸는 일 보다는,

그 system을 배우고 그 system 안에서 배우도록 인도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강하다.


market place의 language를 배우기에는...

A사가 참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참 겁도 많이 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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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사를 떠나기 몇주전,

솔로몬의 성전건축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본문이 아침 말씀 묵상 본문이었다.


영광스러운 성전을 봉헌하는 본문...

참 멋지고 감동적인 장면이다.


그런데,

그 성전을 짓기까지 준비하는 과정의 본문으...

아... 정말 지루했다!

재료는 뭘쓰고, 길이는 어떻게 하고, 배치는 어떻고... 무슨 재료는 어디에서 수입해오고...


아니, 왜 이리 과정이 길어?


그런데,

그 본문을 가만히 곱씹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생각해보니, 여기 성전을 짓는 이 작업은 engineering work이구나.

civil engineering 이라고 할 수 있을까.

허, 참... 

그 시대나 요즘이나 엔지니어가 하는 일은 아주 tedious한 노가다가 많군 그래.


그런데,

좀 더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상의 정말 많은 일들이 그렇다.

무엇의 열매를 보는 일은 아주 짧은 순간이고, 그 과정은 매우 tedious하고 길다.

그 과정 속에서 master architect의 plan을 신뢰하고 따라가는 긴~ 여정 속에서 성실하고 신실함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은 다음과 같은 것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일은 금방 사람들이 변하는 것도 보고 가시적으로 내가 섬기는 그룹이 커가는 성과도 보니까 좋은데... 막상 내 직업에서 벌어지는 engineering work은 하나님나라와 관련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보여지지 않네. 에이, 당장 성과가 좀 더 보이는 일을 더 하자. 성과도 안보니까 재미도 없다...

말씀사역이 정말 진짜 '하나님의 일' 인것 같잖다. 뽀대도 나고. 기도제목 내기도 좋고.


tedious한 일 속에서,

결과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과정을,

이 모든 plan의 기획자를 신뢰하고 가는 것을 더 많이 배워보고 싶다.


그게 marketplace에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가져야할 중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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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내 후배들에게,

하나님 나라 백성이 살아가는 삶의 길의 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왔다.


그런데,

그것은 몇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첫번째로...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도...

그것이 과연, 하나님 나라의 방식인가 하는 것에 대하여 깊은 회의가 있다.

물론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이들의 삶의 모습이 타산지석이 되기도 하고, 격려나 위로 혹은 insight를 줄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의 삶의 모습이 어떤 소망을 주는 방식으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걸까 하는 것에 대해 정말 깊은 회의가 생겼다.


두번째로,

내 삶의 모습이 내 후배들에게 해석 가능한 방식으로 transferrable할지 하는 것에 대해 자신이 없다.

내가 정말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았다 하더라도, 내 삶의 context가 다른이들과는 다르기 떼문에... 특별히 '후배'들의 context는 내 context와는 작게는 십년 크게는 몇십년의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소위 '옛날'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에 자신이 없다.

삶의 모델이라는 것이 어차피 context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 신앙의 선배의 모습을 따르기보다는 차라리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 더 확실한 것이 아니겠는가!


가령 예를 들어서, 

625전쟁 직후 가난 속에서 신앙을 지켜온 신앙의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감동도 있고, 존경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 선배들의 삶의 터전(context)가 지금 내 삶의 터전(context)와는 너무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분들의 삶의 방식을 내 삶의 방식으로 가져오는데에는 많은 해석과 번역작업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내게 더 큰 문제는,

내가 워낙 독특해서... 내 case를 일반화하기 많이 어렵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 생각, 경험 등을 일반화하면... 너무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세번째로,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삶의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라기 보다는,

이 땅을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따라야할 모범이 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가르쳐주고 배우고 꾸짖고 격려하며 함께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며 살아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사람을 모델로 두는 것에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벌써 10여년전의 일이지만.. 내가 신앙의 영웅으로 생각하는 김인수 교수님께서, 보스턴에 오셨을때, 그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나는 그분께 많은 질문을 드렸던 기억이 난다.

ride를 드리면서... 이런건 어떻게 생각하시냐, 이런 문제는 어떻게 보시냐... 등등.

그런데 그중 아주 인상깊은 그분의 말씀은... 

'나는 간증하기를 즐겨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내 삶 속에서 워낙 힘든 경험을 뚫고 살아온 스토리가 많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자칫 사람들이 나만을 바라보게 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P사에 있으면서,

이렇게 하면서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있는 삶을 살아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었지만...

이제 A사에서, 어쩌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 속에 나를 던져넣어... 내 스스로 모델이 되려하지 말고 동지가 되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같이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shallow한 사람이 무슨 role model 어쩌고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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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 초반에,
나는 내 '선배'들에게 거의 분노 했었다.

그것은,
내가 보고 따를만한 모델이 되어주는 선배가 없다는 것에 대한 절망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고등학교도 3기이고, 대학교도 2기 이므로,
선배가 적었던 것은 당연했지만...
내가 따를 모범이 되는 선배가 없다는 불만은, 단순히 그저 내 고등학교, 대학 선배중에 롤모델이 없다는 불평 이상의 것이었다.

적어도 내가 책을 통해서나, 글을 통해서, 혹은 강의/설교/강연을 통해서... 하다못해 소문을 통해서라도...
아, 정말 이 사람이라면 내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 하는 것에 대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 훌륭한 그리스도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존경할만한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다소 낡은(?) 신학체계 속에 머물러 계신다거나,
이원론 적인 삶은 사신다거나,
지나치게 교조주의적이거나,
나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길을 가고 계신 분들이었다.

때로, 어떤 선배님을 찾았다 싶어 그분의 생각을 깊이 따라가다보면,
아... 여기까지가 이분의 한계 이구나 싶어 실망하곤 했었다.

그런 분들로부터 파편적으로 어떤 부분을 배우긴 했었지만, (그리고, 세월이 지날수록 그분들로부터 배웠던 그 파편적인 것들이 참 감사하다!) 내가 따라야할 모범으로 생각하기엔 늘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20여년 전에 굳게 결심했었다.
나는 후배들에게 길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겠노라고.
내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내가 걸었던 길을 통해서 후배들이 통찰과 깨달음을 얻게 하는 삶을 살겠노라고.

그런데, 

최근 1-2년 새에,

내 그런 자세에 깊은 회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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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동적이 되는 예를 좀 더 들어보자.


내 딸의 생일날, 

딸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일찍 집에 갔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예전 직장이라면, 일찌감치.. 4시부터는 대충 일을 정리해가면서 큰 일 만들지 않고, 5시 땡 하면 쏜살같이 집으로 퇴근하는 것이 가능했다.

만일 해야하는 일이 더 있다면 그 다음날 더 하면 되는 거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안된다.

직장에서 정말 급한 일이 있어서 갑자기 아시아로 출장을 가게 되어서,

딸아이가 학교에서 하는 중요한 presentation을 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다.


나는,

이렇게 내가 control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는 것을 정말 많이 불편해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많이 불안해하고.


생각해보면, 내가 수동적/피동적일 수 밖에 없었던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 속에서, 대학원 시절에, 유학 시절에...

그렇기 때문에 정말 기도 많이 하고 많이 엎드렸던 것 같다.


여름에 K 집회 참석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게 해 달라고 몇주씩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그냥 척~ 하고 결정해 버리는 삶에 내가 너무 많이 spoil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 면에서, 

참 많이 훈련이 될 것 같다.


참 하나님 앞에서 많이 엎드리는 것이 회복되면 좋겠다.


(덧붙여서)

어떤 독자가 내게 물어왔다.

이런 결정할때 이런거 다 고민하고 생각해야 하는 거냐고.

처음 글에서 썼지만, 내가 A사로 옮긴 것은 이런 것들을 경험하기 위해 내가 능동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옮기게 된 것이다.

다만 이왕 상황이 이렇게 된거... 여기서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하는 것에 촉각을 세워...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뿐이다.

또 다른 피동성이라고나 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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