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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또 다시 Dresden 출장

1.

이번주에는 또 다시 독일에 와 있다.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다른 hotel에 묵었다.

그런데, 이쪽 동네도 정말 장.난.아.니.게. 예쁘다.

사진의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영 못마땅한 사진들이겠지만, 밤에, 전화기로 대충 찍은 사진이니... 






2.

이번 출장에는, 유난히... 정말 유난히 바쁘다.

점심 먹을 시간 찾기가 쉽지 않다.

낮에는 이쪽 일을 하고, 밤에는 미국 쪽 관련해서 conference call을 하고...

호텔 바로 앞쪽에도 한번도 나갈 기회도 찾지 못하고 있다.

아침 6시 반 아침 식사, 점심은 기회가 허락하면 간단히... 방문하고 있는 연구소에서 때우고, 저녁은 8-9시쯤 다시 호텔에서...


3.

게다가 이쪽에서의 일이 영 신통치 않게 잘 안된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겨서, 실험의 일부가 실패하게 될 것 같다.

음... 아주 마음이 무겁다.


4.

그저께, 아내와 전화를 했는데, 집의 water heater에 leak이 생긴 모양이다. 그래서 물도 세탁실 쪽으로 새고... 

아내도 많이 바쁜 와중에 그걸 처리하느라 힘이드는 것 같았다.

멀리서 무슨 도움이 될 수도 없고...

정말 답답하고 우울하고...


5. 

이런 와중에 처해있는 나를 가만히 보니...

나는 참 많이 불안해 한다.

일이 잘 안될까봐. 내 아내가 너무 많이 힘들어 할까봐. water heater 때문에 많이 고생할까봐...

그리고 그것의 해결책으로, 정말 extra energy를 내어서, "해결해야해!" 이렇게 반응하며 뺑뺑이를 돈다.

이런 mode가 작동되면, 내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방해가 되는 사람들은 모두 내게 '적'이 된다. -.-;


6.

때로 내가,

내 가족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아끼는 후배들에게...

'폭군'과 같이 대할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대개 내가 이렇게 'panic'해서 extra energy를 내고 있을 때인 것 같다.

얼른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모든 요소를 '제거'해야한다고 느끼고...

그러면서 그 사람들에게 '폭군'과 같이 대하는 것 같다.


7. 

재미 있는(?) 것은, 내가 당면한 과제가, 어떤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나 위로하는 것이라고 할 때에도, 그 사람을 도와주고 위로하는데 장애가 되는 그 사람을 거추장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 원래 동기와 정 반대의 행동을 하거나, 지혜롭지 못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8.

눈이 덮여있는 Dresden은 참 예쁘다.

구석 구석 예쁘게 꾸며진 거리도 있고, 멋진 오래된 건물들도 많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별로 예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으쌰 으쌰 하고 있는 내 모습도 그리 예쁘지 않다. -.-;


(두개의 시리즈 글들은 다음주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