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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긴 글

한국 방문 이야기 (2)

한국에 도착한지 하루가 좀 지나자 내게는 참 익숙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천식이었다.

나는 알레르기성 천식(asthma)이 있다.
천식은 외부의 자극등에 의해서 숨을 쉬는 기도가 좁아지는 질병이다.
하루가 지나자 약간 가슴이 답답해지기시작하더니 이틀째부터 약한 기침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한국에서 한참 심하게 천식 증상으로 고생할때엔 기침을 하다가 피가나오기도 할만큼 심한적도 있었다.

미국에 와서, 운동을 하면서, 그리고 특히 California로 이사오면서 점차 이 천식증상이 내게서 떠나있었다. 그런데 다시 이 반갑지 않은 친구가 나를 찾은 것이었다.

도착한지 4일째 되던 날이었던가...
대전으로 운전해서 가는 길에... 기도가 좁아지면서 가슴이 답답한 느낌을 본격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야, 너 참 오랜만이다."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오랜만인것은 천식만이 아니었다.
한국에 살면서 나름대로 가지고 있었던, 한국사회속에서 비쳐지고 있었던 권오승의 모습도 오랜만이었다.
그것은 때로는 자랑스럽거나 기쁘거나 감사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부자연스럽고 때로는 답답하고 때로는 비뚤어진 그런 모습이었다.

미국이라는 상황 속에서 드러나지 않던 나의 나쁜 모습들도 짧은 기간이지만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지난 15년동안 그리스도인으로서 미국에서 성장해오면서 이제는 많이 잊어버린,
내 옛모습의 기억들도 다시 만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