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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긴 글

한국 방문 이야기 (3)

한국에서 맞이한 두번째 주일은 내 동생이 출석하는 제자들교회에서 예배 드렸다.
오랜만에 화종부 목사님께 인사도 드리고 식사후 잠깐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날 설교에서 화목사님은 한국은 상위 3%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그 상위 3%의 삶을 부러워하며 꿈꾸며 좌절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막상 그 상위 3%의 사람들이 존경을 받고 있지는 못하다.
사람들이 그 위치는 동경하면서도 그 사람들은 혐오하는 것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복음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이겠는가...

이런 류의 설명과 질문을 던지셨다.

나는, 한국에 있을때 상위 3%에 해당하는 사람이었다. 아니 최소한 그 상위 3%에 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런데,
나는 그것을 무척이나 당연하게 여겼고, 내가 가진 이 지위를 이용해서 어떻게 하나님나라에 헌신할 것인가 하는 고민만을 하였다.
막상 내게 주어진 그 상위 3%의 지위 자체가 깨어진 피조세계의 사회질서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었다.

이번에 한국에 가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대학, 연구소, 기업의 비교적 '높은' 분들과 만날 기회도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내가 받는 대접도 참 달라졌다.

그리고 만난 분들은 모두 내게 매우 환대를 해 주셨다.
많은 경우엔, 한국에 올 생각이 없느냐는 직간접적인 권유와 초청을 하기도 하였다.

속으로 참 뿌듯하였다. 아 그래도 이렇게 내가 대접을 받는구나.
그러면서 한국에서 내가 그렇게 대접받는 사람이 될것에 대한 기대로 열심히 공부했던 모습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난 참 열심히 공부했었다. 학과목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항상 더 많은 분량을 공부했고, 결과는 대부분의 경우 매우 좋았다. 공부는 참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공부를 하면서 평생 살수 있다면, 게다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경제적인 안정성까지 확보될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서 많은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그 목표를 이루겠다는 야심이 내 안에 가득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서 일하겠노라고.

내 야심은, 하나님 나라에의 소망과 교묘하게 어긋난 형태로 결합되어 나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미국에 와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내가 개인적으로 더디지만 조금씩 성숙해 가면서 그러한 왜곡들을 많이 바로잡아나갈 수 있었다.

특별히 내가 상위 3%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비교하여 그런 지위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결코 덜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
상위 3%이든, 하위 3%이든 관계 없이 연대성을 가지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특별히 하나님 나라라는 관점에서 보았을때,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등을 많이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그러한 깨달음을 얻게하는 데 있어서 KOSTA가 그 중심에 있었다.

한국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이전에 가지고 있었던 어그러진 생각들이 flashback으로 나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내가 아직도 그 어그러진 옛 생각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함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