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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참 오래 잊고 있던 것들...

요즘은,
정기적으로 하던 QT가 아닌 특별 QT를 하고 있다.

KOSTA conference에 참석하는 조장들을 위해서 조장훈련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 조장들이 조장훈련의 일환으로 함께 하고 있는 QT 본문을 따라 하고 있다. (금년엔 Chicago conference에 참석하기 때문에, Chicago 조장용 QT 본문으로 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서 처음 예수님을 내 주인으로 모신 이후에 다녔던 교회는 아주 작은 개척교회였다.
그런데 나는 그 교회에서 정말 에베소서의 하나님과 만날 수 있었고, 에베소서의 성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물론 그때 나는 성경 지식도 부족하고, 참 어린 그리스도인이었기 때문에 내가 경험하고 있는 것이 그렇게 좋은 것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뛰어난 설교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물론 설교 말씀이 매우 성경적이고 좋았다.)
그렇다고 교회 건물이 변변하게 있지도 않았고,
재정도 정말 빈약했고,
무슨 멋진 program도 전혀 없었다.

그저 함께 모여서 성경공부 하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사람들이 노력하는 그것이 전부였다.

그 당시, 그 교회의 영적 리더쉽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감당하고 계시던 분은, C 모 교수님으로, 내가 다니던 학교의 교수님이셨고, KOSTA 초창기부터 참석하신 분이셨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당시 그 C 교수님이 지금 내 나이셨는데...  정말 여러가지로 헌신적으로 섬기셨고 특히 소그룹 성경공부를 정말 잘 이끄시는 분이셨다.
내가 직접 그분과 성경공부를 할 기회는 정말 몇번 없었지만 그분의 영적 영향력이 큰 그 교회에서, 나는 그분의 가르침을 많이 받았던 셈이었다.
결국 그분을 통해서 한국에 있을때부터 KOSTA에 대해서 소개 받았고, 그분의 영향력으로 보스턴에 있을때 그분이 섬기시던 성경공부 모임에도 involve하게 되기도 했다.

최근,
그분이 조장들을 위해서 선정한 성경 본문과 질문들을 보며 말씀 묵상을 하고 있는데...
정말 문득 거의 20년전 그때의 내 모습, 내 고민, 내가 그 교회로부터 받았던 거의 충격에 가까웠던 도전들이 flashback으로 내게 remind 되고 있음을 경험한다.

아...
그래... 정말 그랬지...
정말 이런 것이 바로 내가 경험했던 그 에베소서의 교회였지.

이처럼... 기초적이면서도 그러나 말할 수 없이 중요한 내용을 쉽게 간과하고 있었던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고 원망스럽기까지 하였다.

바로 이런것이었는데.
결국 나로 하여금 그리스도인 다운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도왔던 바로 그것이... 정말 이것이었는데.

....

지휘자가 지휘봉 잡는 방법에 치중한 나머지 악보 읽는 방법을 잃어버린 모습,
운전사가 세차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운전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모습,
그리고...
그리스도인 답게 살라고 잘 가르치는 것을 잘 하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그리스도인 답게 사는 그것 자체를 망각한 모습...

바로 내 모습이었다.

아... 참 QT가 좋다.
얼마전 QT가 재미없다고 투덜거렸는데... 쑥스럽게시리...

금년 KOSTA conference를 통해 하나님께서 도대체 내게 어떤 은혜를 주시려고 몇주전부터 이리 준비시키고 계신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