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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중재자

최근에는,
여러가지 이해당사자의 중재자로 서게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절.대.로.
내가 그런 일을 잘 하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거나,
well-balanced perspective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일을 잘 할 소양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늘 "어딘가를 가리키는 손가락"이 되는 일이 더 내게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선동가나 그것을 계획하는 이론가, 혹은 참모... 하다못해 홍위병이나 친위대 등등의 역할이 내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서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거나,
서로 상대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해서 가지고 있는 오해나 선입견을 풀기위해...
양쪽을 오가면서 상대방의 '선한 뜻'을 잘 설명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내 성품과 잘 맞는 일도 아니고, 게다가 회사 일과 관련된 중재는 내 부족한 영어로 사람들을 만나 설득하고 격려하는 일도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내게 stress 만빵(!!) 이다. ^^

그래서인지,
아침 7시 40분쯤 office에 출근해서는,
가만히 앉아 기도를 하는 시간이 내게는 더 중요하게 생각되어진다.

기도를 하다보면,
하나님께서...
나 같은 사람 하나 사람 만드시려고,
너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에,
하나님께 참 민망하고 죄송하다. ^^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만일 10년쯤 전이라면,
내가 잘하는 일도 아니고 내게 맞지도 않는 일을 죽자사자 열심히 해야하는 상황에서 받는 stress 때문에 위장병도 생기고.. 고생 많이 했겠지만,
지금은 그래도 묵묵히 그런 일들을 하게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속에서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는 와중에 내가 성장해가는 것을 '즐기게' 되는 것을 보면...
그나마 나이를 아예 허투루 먹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