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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부활절, 2009 한국에서 나는 아주 작은 개척교회에 다녔었다. "대학 청년부"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교회 전체의 절반이 되는 그런 교회였다. 매년 부활절이면 나같은 사람도 함께, 온 교인이 부활절 칸타타를 부르는... 그런 작은 교회였다. 주일학교 어린아이들은 egg hunting을 했다. 매일 허름하게 청바지만 입고 가다가 그날은 한번 넥타이를 메고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 보다도 부활의 기쁨을 함께 지체된 사람들과 나누는 기쁨이 있었다. 정말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으로 기뻐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가족이 됨을 기뻐했다. 이번이 미국에서 보낸 14번째 부활절이다. 미국에서, 특히 '건강한' 미국 교회들의 부활절 message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복음전도' message 이다. 그도 그럴 것이 .. 더보기
내게 처음 다가왔던 '환상' 나는 소위 '환상'같은 것을 보는 신비로는 경험들이 거의 없다. 그런데, 91년 어느 봄날이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도로 안이었던 것 같은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못박히신채로, 온 몸을 깨어부수는 것 같은 고통을 견디어 가며 절규하시는 모습이 강하게 머리 속을 지난 일이 있었다. (꼭 환상이라고 하기엔... visual한 image가 너무 약했고... 그렇다고 단순한 상상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생생하게 그 모습이 그려졌다.) 그 처절한 고통 속에서 예수께서는 이렇게 기도하고 계셨다. "아버지, 이 죄를 오승이에게 돌리지 말아 주십시오. 오승이는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나는 황급히 군중을 보았다. 그곳에는 벌건 얼굴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 더보기
안녕 사막? 이번 고난주간에는, 하덕규씨의 '광야'라는 앨범과 '자유'라는 앨범을 반복해서 들어보고 있다. 아... 정말... 가사가 너무 마음을 후벼판다! 안녕 사막 하덕규 안녕 사막? 햇빛 뜨겁게 이글거리고 밤이 더욱 추워진 요즈음 그곳은 어떠한지 안녕 사막? 오늘도 화려한 신기루 여전히 만들고있는지 신기루에서 떠온 강물로 길잃은 양들의 목을 적셔주고 있는지 그 욕망이라는 쓰디쓴 물로 쓰디쓴 물로.. 더보기
태산과 같은 사람 최근, 한국에서부터 알고 있는 어떤 선배가 크게 실망스러운 일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 선배를 A 선배라고 하겠다.) A 선배보다는 후배이지만 나보다는 선배인 B 라는 선배가 그 A 선배의 잘못을 수습하면서 A 선배와 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나는 B 선배와 이메일과 전화로 연락하면서 어떻게 A 선배와 이야기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해 왔는데... 최근 며칠동안 B 선배가 전화도 잘 받지 않고 이메일 연락도 뜸 한 것이었다. 지난주말... B 선배가 내게 이런 이메일을 보내왔다. 오승 형제님, 그냥 몇 자 나눌 것은... 사실 A 선배님은 제겐 태산과 같은 큰 분이셨는데 그 산이 무너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면서 영적 침체랄까 그런걸 겪고 있습니다. 아무와도 대화하고 싶지.. 더보기
윤도현의 새 앨범 윤도현이 새 앨범을 냈다고 한다. 오마이뉴스 기사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판, 사회에 대한 비판이 많이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해온 것들을 살펴보면... 조만간 이 노래들이 '금지곡'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한가지 유감은, 이 비판의 소리를 담은 앨범이 40대가 다된 가수에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여전히 20대에는, 원더걸스, 소녀시대, 빅뱅, FT 아일랜드, 수퍼주니어와 같은 '아이돌' 가수나... 소위 '섹시함'을 무기로 하는 헐벗은(!) 여자가수들만이 존재한다. 윤도현씨의 앨범에 담긴 내용을 지지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떠나... 20대가 건강한 시각으로 사회를 비판하고 이슈를 내어놓는 대중문화를 보고자 하는 것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소망일까. 취업, 결혼, 진로.. 더보기
40번째 생일 2년 전이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어떤 선배님의 40번째 생일날이었다. 마침 우리가 함께 섬기는 모임에서 중요한 meeting을 하는 날이 그 선배님의 생일날이었다. 우리는 아무도 그 선배님의 생일인지 알지 못하였고... 그 모임이 다 끝난 후에야 그 선배님의 40번째 생일이 바로 그날임을 알게 되었다. 내 마음에는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그분의 삶의 내용이 너무 귀하고, 그분의 섬김이 너무 귀하기 때문에... 그까짓 40번째 생일쯤이 참 대수롭지 않게 여겨기는 것이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땅에 생명을 주신 날을 그분 안에서 기뻐하는 것은 합당한 예배라 하겠지만... 나는 그때, 아... 내 40번째 생일에도 아무도 내 생일이라는것 자체에 주목하지 않는 삶을 살면 좋겠다. 내가 40번째 생일이될때까지 그.. 더보기
잘 속는 내 아내 내 아내는 참 잘 속는다. 내가 거짓말을 하면 그냥 다 믿는다. 만우절엔 늘 거짓말을 하나씩 해서 아내를 속여먹는 재미를 만끽했는데... 내가 놀려먹은 것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 벌써 몇년 전이었는데, 내가 거짓말로 전화를 받는 척을 하고는, 갑자기 한국에서 내 이름으로 천만원짜리 복권 비슷한게 당첨이 되어서 갑자기 한국에 가봐야 한다고... 한 일주일만 다녀와야 한다고 그러니까... 한편 당황하는 표정으로, 한편 놀란 표정으로, (별로 기쁜 표정은 없었다. ^^) 아내는 어, 그럼 민우는 제가 볼께요... 비행기표도 사야지요... 뭐 그러면서 다~ 믿는 것이었다. 곧바로 내가 거짓말이라고 하니 다 믿었잖아요~ 깜짝 놀랐어요... 올해는 뭐 그럴듯한 생각이 안나서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아내가 너무.. 더보기
사람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다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을 이루고, 업적을 쌓는 일이 가치 있어 보이지만, 사람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갑자기 뜽금없이 들수도 있으나... 요즘 몇주간 계속 내 마음 속에서... 그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이 새록 새록 다시 remind 되고 있다. 사람은, 그 사람이 아주 형편없어 보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수 많은 사랑을 그에게 쏟아부을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내게 그것을 가르친다. 더보기
동생 내겐 나보다 한살어린 동생이 있다. 내가 아주 어릴때 부터, 얘는 나보다 한살이 어렸다. 그리고 내가 아주 나이많도록 얘는 나보다 한살 어릴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살아갈동안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갈 사람들을 주시면서, 평생을 어떤 관계로 엮어 주시고 그 안에서 사랑하고 섬기도록 하신 것이 참 신비롭다. 내가 아주 어릴때부터 내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내 소중한 가족, 내 동생... 참 감사한 일이다. 더보기
gpKOSTA-TX를 마치고 gpKOSTA-TX를 마쳤다. 이런 저런 일로... 떠나기 전날 밤을 거의 새우다시피하고 떠났고.. 그래서 gpKOSTA 기간 내내 부족한 에너지를 경험해야만했다. ^^ (어쩌면 나로 하여금... 좀 자제하도록 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유난히 열정적으로 준비했던 준비위원들, 매우 reception이 좋았던 참석자들, 아주 적극적인 현지 어느 지역교회의 지원... 정말 참 좋은 여건과 환경이었는데... 내가 mess up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어려운 마음이 솔직히 든다. 내가 해야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어느정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사람들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막상 해주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정말 무겁게 마음을 누른다. 하나님의 .. 더보기
gpKOSTA-TX 내일부터 3일간은 Dallas, TX 근교의 어느 수양관에서 gpKOSTA에 참여한다. 계속해서 준비팀의 이메일들을 따라가면서... 야...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과연 내가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글쎄... 아마도 내가 어떤 도움을 주겠다고 작정하고 가기 보다는...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고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가끔... 정말 내가 message가 잘 될때는, 내가 해놓은 message를 듣고 또 듣고... 심지어는 note도 하고 하고 싶을만큼 잘 될때도 있다. 갑자기 power point를 켜는 순간 각종 inspiration이 쏟아져 들어오고 그 inspiration을 주체할 수 없을만큼 쏟아내게 될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정말.. 더보기
기도 하나님, 이건 꼭 해주셔야 합니다... 이런 기도가 이기적일 때도 있지만, 이런 기도가 꼭 필요할 때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이 그렇게 기도하는 것을 통해 일하시고. 나는 기도한다. 마음을 움켜잡고, 하나님께 기도한다. 더보기
Reunion 이제 마지막 Boston 왕복 비행기표를 끊었다! (아내의 졸업식에 참석할 비행기표는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서 못했지만) 이제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 터널의 끝에 다가가면서 비로소, 내가 아내의 존재를 많이 miss 하고 살았다는 것이 깨달아지고 있다. 참 신기하다. 지난 4년간 이렇게 살면서, 나는 늘 내 아내가 안쓰럽게 느껴지는 일종의 걱정, 그리고, 내 딸에 대해서는 떨어져 있기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무감... 이 두가지가 주된 감정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리움이 주된 감정이 되고 있다. 아마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내 스스로 억누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그리움이 튀어나오면 감당하기 어려울 테니까. 어쨌든, 이제 거의 다 왔다! only three more.. 더보기
성령님의 인도 지난 몇달간, Stanford 학생들과 함께 하는 성경공부 모임에서는 사도행전을 공부하고 있다. 나는 사도행전 공부가 이번이 3번째인데... 나는 이번에 참 많은 새로운 시각들을 발견하고 있다. 도저히 복음의 진보가 막히지 않는 모습에 거듭 감탄하면서도, 실제 내가 섬기는 사역들과 모임들에 주는 implication이 무엇인지를 묵상하다가 감탄을 연발하게 된다. 이 아침에 쓰는 이 짧은 글로 그 깊이와 감동을 다 표현하려 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리라. 아직도 물론 내가 말씀을 대하는 수준이 유치하기 그지 없지만, 그러나 적어도 이전에 사도행전 말씀을 접했던 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까지 내가 성장한 것이 아닌가 싶어... 나 스스로의 등을 두드려주게 된다. ^^ 그리고 또한 내 믿음의 깊이가 더.. 더보기
금관의 예수 내가 대학교 1학년이었던 1987년에는 독재타도의 함성이 온 나라를 덮고 있었다. 대학의 축제라고 가보면 '대동제'라는 이름으로 소위 '운동권'의 노래를 부르고 막걸리를 마시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고등학교때 철저하게 '반공 이념교육'을 받아 운동권=빨갱이=나쁜놈 의 등식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 '금관의 예수'라는 노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1. 얼어붙은 저 하늘 얼어붙은 저 벌판 태양도 빛을 잃어 아 캄캄한 저 가난의 거리 어디에서 왔나 얼굴 여윈 사람들 무얼 찾아 헤매이나 저 눈 저 메마른 손길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오 주여 이제는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소서 2. 아 거리여 외로운 거리여 거절당한 .. 더보기
캘리포니아 다람쥐 내 아내는 유난히 햇빛을 좋아한다. 날씨가 조금만 좋으면 감탄사를 연발한다. 또, 추위도 많이 탄다. 그런데 두꺼운 옷 입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보스턴 같은 곳에서 살 사람이 아닌데... 보스턴에서 오래도 살았다. 여전히 보스턴은 낮 최고 기온이 30s 인 날들이 대부분이고... 이곳은 낮 최고 기온이 60-70s 인데... 보스턴과 이곳 날씨를 생각하면서... 하루빨리 이 다람쥐가 캘리포니아에 와서 살게 될 날을 기다린다. 캘리포니아 다람쥐는, 내가 내 아내를 처음 만났을때부터... 아내를 불었던 일종의 애칭같은 것이었다. 다람쥐 같이 생긴데다.... 캘리포니아에서 살다 왔다고 해서 붙여준 것이었다. ^^ 더보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Sign 요즈음, KOSTA에서는 간사 훈련 program이 막 시작되고 있다. 집회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바쁜 우리 간사님들을 더 바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간사 훈련 관계로... 우리 간사들 전체 리스트를 엑셀 file로 정리한 것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sort 해서 보고 또 보고 해 보았다. 어찌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이 정말 이렇게도 훌륭한 사람들인지! 정말 순수하고, 성실하고, 열정적이고, 겸손한...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또 모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KOSTA를 아직은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사용하신다는 sign이 아닐까. 더보기
60-60 challenge 사순절을 맞아 60-60 challenge 라는것을 하고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60-40 challenge 일텐데...) 원래 60-60 challenge 라는 것은, 60일동안, 매 60분마다 자신이 예수님 안에 거하고 있다는 것을 remind 하는 것인데... 다음의 web site에 잘 설명이 되어 있다. http://paradoxchurch.com/forum/index.php?topic=91.0 나도, 이번 사순절동안, 매 60분마다 내가 주님과 동행하고 있음을 깊이 인식하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국... 내가 주님 안에, 주님이 내 안에 있다는 것 만큼 내 삶 속에 가치있는 것이 무엇이 더 있으랴! 더보기
사순절 오늘로서 사순절이 시작이다. 최근 내 안에 깊이 있는 spiritual hunger때문에 거의 고통에 가까울만큼 힘들어하고 있었는데... 정말 더 깊이 있는 기도에 집중하고, 하나님을 향한 더 깊은 갈망을 드러내는 기간이 되었으면 한다.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너무 깊어... 아픔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기도하려고 한다. 더보기
그저... 울었다. 어제, KOSTA/USA-2009 홍보 동영상을 만들고 있는 멀티미디어팀에서, 금년 홍보 동영상 pre-release version을 보여주었다. KOSTA 집회에 참석하기위해 공항 셔틀을 타고 등록처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모습, 조별모임을 하는 모습, 강의와 설교를 듣는 모습, 기도와 헌신의 모습, 찬양하며 춤추는 모습 등... 그 동영상을 받은 것이 오후 4시 경이었던가. 회사에서 한참 실험이 잘 안되어 다소 지쳐있었는데... 그 짧은 동영상을 잠깐 틀어보고는... 난 한동안 내 자리에 앉아서 정신없이 울었다. 이렇게 하나님을 찾는 젊은이들을 보며 갖는 벅찬 소망 때문에, 하나님께서 또 다시 일하실 KOSTA/USA-2009 집회를 향한 바람 때문에, 매년 신실하게 일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 때.. 더보기
배경보다 큰 사람 자신의 학벌, 집안 등 배경을 자랑 하는 사람은, 자신이 그 배경보다 작은 사람이기 때문에 그 배경을 통해서 자신을 실제보다 더 훌륭하게 보이게 하고 싶은 것이다. 반면, 큰 사람은, 자신이 배경을 더 훌륭하게 만든다. 세상의 성공의 기준은, 자신보다 큰 배경을 취득하는 것이지만... 건강한 성공의 기준은, 자신이 배경보다 큰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더보기
야전 사령관과 훈수쟁이 Spiritual leadership을 가지고 사람들을 섬기다 보면, 자신이 이런 저런 결정을 하고 자신이 섬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결정을 따르도록 도우며 함께 나아갈일이 많이 있게 된다. 그런데, 적어도 나는, 너무나도 자주... 그러는 과정 속에서 내가 섬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훈수를 두고 있는 사람으로 전락해 버리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훈수를 두는 사람은, 그 경기의 승패에 큰 관심이 있다거나, 그 경기에 임하는 사람에 큰 관심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저 훈수를 두는 재미를 즐기는 것이다. 또한 훈수를 두는 사람은 그 경기의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 훈수를 두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수를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중심 생각이 있다. 다시 말하면 매우 자기 중심적인 것이다... 더보기
복음과 세계관 복음을 듣고, 자신의 세계관으로 복음을 해석하는 길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복음을 듣고 그것을 자신의 세계관으로 만드는 길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양자의 중간 어디쯤에 자신의 위치를 두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 양극단의 사이에서, 어디쯤 위치해 있을까. 더보기
2월 16일 2월 16일은 내가 내 아내와 첫 데이트를 한 날이다. 벌써 12년전 일인데... 1997년 2월 15일은 내 아내의 대학원 원서 접수 마감일이었다. 막판까지 부지런히 원서와 각종 서류들을 써서 2월 15일 저녁에 그 대학원 admission office 방 아래 원서를 밀어넣고 나서는...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이미 마음이 통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었다. 무슨 할 이야기들이 그리 많았는지...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아내의 차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밤을 꼴닥 지새웠다. 밤에 이야기하다가... 함께 기도도 좀 했던 것 같고... 그러다 추워지면 차에 시동을 걸어서 다시 좀 따뜻하게 했다가... 그러다 다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시간이 .. 더보기
예수쟁이들이 늘 하는 이야기 지난 12월부터 몇주에 걸쳐서 Stanford의 KCF 모임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예수쟁이들이 늘 하는 이야기" 라는 시리즈의 message를 나누어왔다. 구원, 사랑, 성육신, 하나님 나라, 은혜 등등의 주제를, 그리스도 중심적 시각에서, 그리고 또한 삶에 구체적인 적용이 가능한 접근으로... 다루어 보았다. 잘 들어준 우리 형제 자매들에게도 고맙지만... 이번 기회에 나도 나름대로 참 기본의 내용을 여러번 곱씹어보는 유익이 있었다. 역시, 복음의 기초만큼 내면의 깊은 곳을 touch하는 다른 무엇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역시 남는 아쉬움은... 정말 전해졌으면 하는 그것을 전할 방법이 내게 없다는 안타까움이다. 적어도 내가 아는 복음의 수준만 하더라도... 내가 이렇게 표현해서 설명하는 것보다.. 더보기
평가기준 지난주 학회에서 마지막 날 오후였다. 학회 막바지여서 지치기도 했고, 오후여서 나른하기도 했다. 거의 마지막 발표를 듣고 있었다. 발표는 한국의 어떤 기업에서 자신들이 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영어도 부자연스럽고, 발표하는 자세도 위축되어 있었고, 내용의 전개도 아주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나는 그저 이 발표만 넘기곤 이제 짐싸서 간다는 생각에 지루하게 앉아있었는데, 내 옆에 앉아 있었던 Carl은 이 발표를 열심히 듣는 것이다. 내게 자꾸만 자신이 모르는걸 물어보기도 하고, 혹시 저 사람이 이렇게 표현한건 무슨 뜻이냐며.. 소위 콩글리쉬 해석을 물어보기도 하였다. 그 발표를 다 듣고나서는.. What a great talk! 이라며 아주 감탄을 하였다. 실제 자기가 연구하는 내용을 솔직하게.. 더보기
Over-Qualified Candidates 우리 그룹에서 engineer를 몇사람 뽑는다. 모두가 임시직이다. 총 3명을 뽑기 위해서 회사 internet에 공고를 올렸는데, 150명 정도의 이력서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중 추리고 추려서 일단 6명의 candidate을 놓고 요즘 매일 interview를 하고 있다. 이번 주는 일주일 내내 interview 이다. interview 과정을 대개 이렇다. 아침에 와서 우선 hiring manager와 잠깐 이야기를 하고, 우리 그룹 앞에서 자신의 연구 내용과 관련된 발표를 하고, 그리고 나선 6-7명으로 된 interview team과 하루 종일 고생을 한다. 한사람이 30분씩 7명 + 점심시간 1시간 반 + 발표 1시간 + wrap-up 및 introduction 30분-1시간... 이렇게 하면 .. 더보기
거짓으로 Fund 따기 어느 분야나 다 그렇겠지만, 내가 하는 flexible display 쪽에서도 소위 "뻥을 쳐서" 투자를 받은 후에 그 돈으로 회사를 키우는 식의 일은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대개 큰 투자를 받아서 (대개는 과장을 많이 포함시킨 proposal로 fund를 모은다) 사람들을 잔뜩 뽑고, 회사를 키워서 주가를 키우고 그런 후에 다른 회사에 팔아버리는 식으로 돈을 번다. 이번 학회기간 동안, 지금 함께 일하는, 그리고 내가 그 회사의 직원으로 있는, Power Film의 CEO인 Frank와 많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Frank는 위에서 내가 언급한 형태로 돈을 모아 회사를 팔아넘기는 사람들을 거의 경멸에 가깝게 싫어한다. 그렇게 돈을 모아서 자기 집 화장실 수도꼭.. 더보기
독선이 없는 강한 신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다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발견한다. 자신의 일에 대한 확신과 강한 신념은 그들에게 큰 motivation을 제공하고,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하는 듯 하다. 그런데,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서, 독선적이지 않은 사람을 발견하기는 참 쉽지 않은 듯 하다. 특히 기독교인들 가운데 자신의 독선을 건강한 신념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이런이들과의 만남은 건강한 도전을 주기 보다는 불쾌한 감정을 남긴다. 때로 얼마나 자신이 독선적인가 하는 것을 신앙 성숙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물론 공개적으로 그렇게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그리고 내면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그런.. 더보기
드디어 발표! 이번 학회는, 정말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어... 도무지 쉽게 많은 생각들이 정리가 되지 않는다. 회사 일과 관련한 전략, 일을 왜 하느냐 하는 동기, 하나님 나라와 직장생활, 인간관계의 진실성과 피상성, 가치를 추구하는 것과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의 관계, 엔지니어가 된다는 것, underdog이 되는 기쁨, 두려움과 기대감에 대한 생각, 성실함의 중요성, 리더쉽, 평가의 기준에 대한 문제... 등등... 정말 너무 많은 생각들로 정신이 없었다. 차차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그런 내용들을 좀 더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디어 이번 학회를 통해서 우리가 세계 최초로 Roll-to-Roll fabricated flexible display를 만드는데 성공했음을 알렸다. 지난 1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