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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긴 글

내 신학 노선 (5) 회심을 경험하고 처음 다녔던 교회는 침례교회였다.지금 돌이켜보면, 건강한 침례교의 신학 전통을 잘 가지고 있는 건강한 침례교회였다. 그곳에서, 특별히 고백적 신앙에 대해 잘 배울 기회를 가졌는데,이 전의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고백적 신앙 혹은 고백주의적 신앙은 나를 지금까지 지탱해온 중요한 기둥이 되고 있다. 그 후, 교회사를 나름대로 공부해가면서,나는 종교개혁 시기에, 루터와 캘빈의 종교개혁이 온전하지 않다고 비판했던 그룹에 주목하게 되었다.그것은 재침례파 (혹은 아나뱁티스트라고 영어의 anabaptist를 그대로 읽고 쓰기도 하는 것 같다. 요즘은.)특별히 고백적 신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국가종교를 거부하는 그들의 신앙은 참 매력적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교적 다양한 신학적 견해들을.. 더보기
내 신학 노선 (4) 지금 현재 내 신학 노선중에서 가장 강력하게 그 색깔이 남아 있는 것은,고백주의(confessionalism)적 경건주의(pietism)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강조,그리스도인은, 국가나 사회, 가정에 태어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복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임으로써 되는 것이라는 것,이론적이고 사변적인 교리도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않게 하나님을 경험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중요하다는 것,그래서 개인 성경연구, 개인 기도, 경건의 시간 등을 갖는 것이 신앙 생활에 있어서 optional 한 것이 아니라 꼭 요구되는 것이라는 것, 이런 것들에 대한 강조가 내겐 매우 중요하다.어쩌면 내 일상 생활과 인격형성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신학적 입장이.. 더보기
내 신학 노선 (3) 또 내 신앙에 깊이 영향을 끼친 신학 노선은,오순절주의 전통이다. 특히, Azusa Street에서 있었던 부흥의 시기에 나타났던 일들에 참 관심이 많다.부흥 운동의 결과로 인종의 벽이 무너지고, 성별의 벽이 무너졌던 일들 같은 것에 주목한다. 나 스스로 신비한 은사가 풍부한 사람은 아니지만,영적 전쟁에 대한 awareness를 늘 가지고 있고,성령의 능력을 입은 강력한 기도를 눌 꿈꾸고,성령의 능력으로 치유가 일어나는 기대를 갖곤 한다.나 역시도 하나님께서 내게 어떠한 은사를 주실까 하는 것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고,하나님께서 어떤 공동체에게 하시고자 하시는 말씀을 지금도 하실 수 있다고 믿는다. 나는 특히,한국에 있을때,대천덕 신부님으로부터 받았던 영향이 컸다.(비록 그분을 가까이에서 개인적으로.. 더보기
내 신학 노선 (2) 두번째로 내게 영향을 끼친 신학적 전통은 캘빈주의이다. 우선 일차적인 이유로는,내가 처음 하나님을 이해하면서, '크신 하나님' 이라는 개념이 나를 매우 강하게 흔들었기 때문일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것과 같아 보이는 어떠한 설명이나 입장도 내게는 불편하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내게 영향을 끼친 사람들중 많은 이들이 캘빈주의자이기 때문일 것 같다.나는 꽤 오랜시간동안 Francis Schaeffer의 추종자였다.그 이후에는 또 다시 오랫동안 Martyn Lloyd-Jones가 내 영웅이었고, 그분이 따르는 '청교도 신앙'에 깊이 빠졌었다. 15년쯤 전에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나는 John Piper같은 사람에게 열광했을 것이다.그리고 나 자신이 Christi.. 더보기
내 신학 노선 (1) 몇달 전이었다.Woodland Hills Church의 Greg Boyd가 자신의 교회가 따르고 있는 신학적 노선에 대해 시리즈로 설교를 한적이 있었다. 경건주의적 노선, 오순절주의적 노선, 재침례파적 노선 등등을 설명을 했다.그 설교들을 들으면서, 나도 내 신앙/신학의 노선을 지금쯤 한번 정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몇번의 글을 통해 그것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내 신앙의 성숙도가 아직은 형편없고, 신학적 노선을 정리할만큼 지식이 풍부하지도 않으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 자체가 coherent 하지 않는 것이 많이 있다.그래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보고 싶다. 우선 첫번째로, 종교개혁의 전통. 내가 복음을 처음 받아들였을 때, 나를 가장 강력하게 사로잡았던 개..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10) 회사에서 내가 하는 일은 flexible display를 개발하는 일이다.아주 새로운 분야에서 아주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이렇게 새로운 분야의 제품을 개발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eco-system"이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flexible display를 만들기 위해서는, 휘어지는 기판(substrate)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substrate를 만드는 사람/회사가 없다.그래서 포테이토칲 봉지 만드는 회사도 접촉해보고, 장판 만드는 회사도 접촉해 보면서... 그런데서 만드는 플라스틱 sheet가 쓸만한 것인지를 조사해본다.그런데, 이런데서 플라스틱 sheet (substrate)을 가져다 쓰면 여러가지 defect(결함)가 많기 때문에, 도저히 좋은 품질의 displ..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9) B 교수님과 나눈 대화는,그야말로 청량제와 같았다.(아니, 솔직히 말하면 청량제 라기 보다는... 레드불 같았다고나 할까. ㅎㅎ) 그분을 책과 글, 그리고 아주 제한된 강의/설교 녹음 파일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는데,실제로 '개인적인' 세팅에서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매우 좋았다. 이분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뭐랄까... '도사' 랄까... 그런 분위기를 많이 풍기셨다. ^^ 매우 날카로우면서도 열정적인 면이 있으셨지만,그러나 대단히 포용력이 큰 시각을 가지고 계셨다. 그리고 짧은 시간동안 꽤 깊이 있는 통찰로... 코스타 내면을 속속들이 파악해 내셨다. (매우 impressive 했다!) 미국 코스타에 처음 참석하시면서 생각하고 느끼신 것을 대충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다. - ..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8) 이번에 특별히 인상에 많이 남는 것 가운데 하나는,인디에서의 숙소였다. 일종의 아파트 같은 형식의 숙소였는데,방이 두개가 있는 unit 이었다.한 방에는, 황*성, 강*인 두분이 묵었고,우리 방에는 Shiker 간사님과 내가 묵었다. 이렇게 사람들을 묶어 놓았으니... 매일같이...4시를 넘겨서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 떠나오기 전날에는, 한 강사님께 내 침대를 드리고 내가 숙소를 옮기는 바람에,일찍 자긴 했지만. ㅎㅎ 40대-50대의 아저씨들이,여전히 만나면 열정을 가지고...마음속의 전율과 흥분을 느끼며...혹은 눈물이 글썽글썽해지는 뭉클함도 느끼기도 하고...날이선 토론에 열을 올리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 참 감사하기도 하다. 나는 이 아저씨들과의 대화 속에서,부흥..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7) 오야붕과 꼬붕의 차이는 크다. 작년에 A 선배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었다. 저녁집회 시간 하루를 빼먹고 전체집회 장소 바로 밖에서 오래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많은 통찰과 도움을 얻었지만, 그분과는 생각이 많이 다른부분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선배님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그리고 그분이 알고 따르는 주님을 나도 더 알기를 간절히 원한다.) 나는 한편, 그분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다소 답답함을 느끼곤 한다.A 선배님이라는 큰 인물의 그림자라고나 할까... 하여간 그분의 생각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을 볼때마다 안타깝게 느끼기도 하고 답답하게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이 A 선배님께서 올해 하시는 말씀을 들으면서...아, 이분의 생각은 계속 많이 진화해..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6) 이번에는 양쪽 conference를 오갔기 때문에 집회가 주는 message가 어떠한 것이었나 하는 것을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13년만에, 코스타 세미나를 강의실에 들어가서 하나 들었던 것을 빼고는... (인디에서, 안 간사님이랑 함께 들어갔음. ^^)실제로 집회 중에서 message를 제대로 다 들었던 것은 하나도 없었다. 전체집회를 포함해서. 그렇지만,비교적 많은 분들과 '따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들을 좀 갖을 수 있었다. 집회 후기에 대한 나머지 글들은, 대부분 이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깨달은 것들이 될 것 같다. 우선 Urbana Director인 T와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것들 정말, 말이 잘 통했다!하고 있는 고민도 비슷한 것이 많았고... 개인적으로 했던 고민들 가운데 비슷한 것도 많았다...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5) 학생들을 제대로 이해하는 현장성이 현저하게 부족하다. 이것은 단순히 소위 '코스타 주체 즉'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그리고 이것은 이번 집회를 통해서만 관찰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집회중 여러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스스로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사실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현실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 부류를 정리해 보자면 대충 다음과 같다. 1. 중/대형교회 목회자이들의 교회는 대부분 '별일 없이 산다, 난 별다른 걱정 없다' mode이다. (장기하의 노래를 떠올리며 읽어보라. ㅎㅎ)실제로 자기네 청년부도 보면 어느정도 모이고... 하는데 뭐가 문제냐... 뭐 이런 식으로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다.그렇지만, 이들 교회의 청년부는 많..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4) 인디에서도, 시카고에서도...실제로 학생들을 만났던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해준 것은 이것이다. "예수님을 믿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매년 코스타 집회에는, 아직 복음을 알지 못하는 꽤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었다.친구의 손에 이끌려 온 사람도 있고, 그저 문화적으로 기독교인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막상 복음을 접하고 나서보니 자신이 복음을 모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사람도 있고,혹은 기독교에 대한 관심으로... 제발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매년 참석자의 대략 10% 정도가 복음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인 통계였다. 그런데,최근 2-3년 전부터 그 통계가 맞지 않기 시작했다.새로 복음을 받아들였다고 밝히는 사람의 비율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열정이 있는 강사들이나 조장..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3) (오늘까지는 내 주관적인 경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내일부터는 내가 관찰하고 깨달은 것들, 다소 객관적인 것들을 써보려고 한다.) 이번 집회에 참석하면서 내가 굳게 결심한 것이 있다.그것은 '울지 말자'는 것이다. 내 아내가 너무 많이, 쉽게...대중 앞에서 울지 말라고 충고를 해 주었고, 그게 좋은 충고인 것 같아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했다. 눈물을 참지 못할 몇번 위기(?)가 있긴 했지만,적어도 10명 이상이 모인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눈물을 보인적은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정말 눈물이 나올 것 같으면,얼른 구석으로 숨어들어 보는 사람 거의 없는 곳에서 울었다. ^^ 그렇게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많은 이들 앞에서 우는 것을 반복하면...쉽게 내가 내 감정에 취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내 감..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2) 작년까지는,내가 해야할 일이 일주일 동안 꽤 빡빡하게 주어져 있었다. 그렇지만 올해는,꼭 해야하는 일이 그렇게 빡빡하게 주어지지 않은 첫해였다.96년 처음 조장으로 참석한 이래, 주어진 일정이 빡빡하지 않았던 첫번째 코스타 집회였다!(물론, 주어진 일정이 빡빡하지는 않았지만, 한가하지는 않았다. ^^) 원래 생각은, 일이 없어 한가할 시간에는 주로 중보기도실에서 기도를 하겠다는 것이었다.그렇지만 막상 집회 현장에서는 나름대로 바쁜 일들이 있어 생각만큼 많이 기도하지 못했다. 게다가 처음으로 나는 인디 집회에 전반부에 참석할 기회를 얻었다.좀더 내게 익숙한 시카고를 떠나, 익숙하지 않은 인디에서, 딱 주어진 일도 없이 있다보니,내가 예전에 일에 파뭍여 있을때 보지 못하던 새로운 관점에서 여러가지를 뵐 기회.. 더보기
KOSTA/USA-2012 집회 후기 (1) 올해 KOSTA/USA 집회는 여러모로 내게 새로운 경험이었다.그리고 그런 속에서 많은 것을 보고, 깨닫고, 뉘우치고, 결심하고, 고민하고, 기도하게 되었다. 그것들을 다 이 blog에서 담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몇번으로 나누어 한번 정리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듯 하다. 우선 첫번째로... 지극히 내 개인적인 것. 나는 꽤 열심히 뛰는 편이다.일주일에 20마일 정도 뛰는 것을 목표로 해서 뛴다.그 목표를 맞출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지만, 별일 없으면.. 평균 대충 일주일에 20마일 정도는 뛴다. 그런데 한참동안 뛰는 것을 멈추면 몸이 찌뿌듯하고 영 좋지 않다.그야말로 몸이 무거워지고, 쉽게 피곤해진다. 내겐, 기도가 딱 그렇다. 제대로 기도하지 않으면, 마치 내 영이 찌뿌드드드드드드.. 더보기
KOSTA 집회에서, 만나고 감격하게 되는 이들 (4) KOSTA 집회에서 나를 감동시키는 사람들은 사실 대단히 많다. 소위 '자기 잔치'가 아닌데도... 마치 자신의 일인것 처럼 철저하고도 열심히 뛰는...동역하는 이들. 오히려 정말 뒤에서 드러나지 않고 섬기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자기 돈 내고 와서 애만 보다가 가는 분들도 있고,기도실에서 나오지도 않고 일주일 내내 기도만 하는 분들도 있다. 매년 이 분들을 만나면서도.... 나는 도무지 이분들이 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나 같은 사람은 이게 '내 일' 이라고 생각하니까 한다고 하지만...이 분들은 아니 무슨 정성으로 이럻게들 하시는 걸까? 하나님께서 정말 이 귀한 분들에게....그렇게 섬기는 이들만 누릴 수 있는 그 무엇을 더 많이 공급해 주시길 기도한다. 아, 이렇게 쓰고보니 강사들이 별로 감사하지 않은.. 더보기
KOSTA 집회에서, 만나고 감격하게 되는 이들 (3) KOSTA 집회에서 나를 감격케 하는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정말 내가 아끼고 사랑하고 존경하는...우리 간사들이다. 아침에 기도를 할때,때로는 그저 이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나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때가 있다. 참 미련한 사람들이다.조금 뺀질 거려도 될만도 한데...자기 시간, 돈, 노력, 땀, 눈물을 다 들여가면서...왕창 쏟아부어 헌신하고,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할 줄 모른다. 별로 자격은 없는데, 그저 오래 KOSTA에서 얼쩡거렸다고...나이가 먹어 이제 '선배'가 되긴 했는데...이 귀한 사람들에게 막상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늘 안타깝다. 다음주에도,테일러과 휘튼에서 빨간 조끼를 입고 돌아다니는 이들을 보며...참 많이 울게 될 것 같다. 더보기
KOSTA 집회에서, 만나고 감격하게 되는 이들 (2) KOSTA 집회에서 나를 감격시키는 두번째 부류의 사람들은 '리더들'이다. 96년에 처음 이 집회에 참석했을때, 나는 몹시 외롭고 지쳐있는 리더였다.burn-out 되어 있었고, 이 싸움을 어떻게 계속 싸워야하나... 하는 심정이었다. KOSTA 집회에 참석해서 나는 거의 통곡에 가깝게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이렇게 함께 한 소망을 품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감격 때문이었다.한 목소리로 찬양을 할때도, 기도를 할때도, 함께 강의를 들을 때에도... 정말 많이 울었다. 결국 나는 KOSTA를 통해서 평생동역자 라고 여길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그 사람들이 내게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면.... 어, 내가 잘 못 알고 있었던가... 하고 여길만큼 내게 존경하고 아끼고 신뢰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더보기
고지론자 선배님께 드리는 편지 (7) (추신)제가 글을 써놓고 나서 생각해보니, 한가지 빠진 것이 있는 것 같아 덧붙입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의 주장과 생각이 그저 논리적인 것으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만,사실 많은 경우 그것들은 우리의 경험과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위 능력과 실력, 그리고 학력으로서 상당한 고지에 이르러 있지만 사회적 고지에 이르러 있지 않은 제 입장에서 보면,실력과 능력, 그리고 학력으로서 최고지에 이르지 않았지만 사회적 고지에 이르러 있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고지론이 때로는 그저 naive 하게 보일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고지론에 대한 이야기가 객관적인 주장이기 보다는 주관적인 경험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70년대 80년대 그리고 90년대를 치열하게 살아온 제 선배님 (고지론 원.. 더보기
고지론자 선배님께 드리는 편지 (5) 박 선배님, 그럼 사람들이 제게 많이 묻습니다.저 같은 사람이 취할 수 있는 삶의 방향은 어떤 것이냐고요. 옛날 같으면 고지를 차지했을 텐데,나보다 실력 좋지 않은 아무개는 나보다 훨씬 잘 나가는데,아, 내가 그때 진로를 이렇게 선택했어야 지금쯤 고지에 있는 건데,이런 '찌질이'가 되어야 할까요? 혹은,이 공정하지 못한 더러운 세상, 확 뒤집어 엎자!하는 과격 분자가 되어야 할까요?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실력에 비해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취할 수 있는 방향은 다음의 몇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꾸준히 노력해서 나름대로 최상의 고지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저는 고지를 차지하는 것 자체가 가지는 대단히 큰 위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 더보기
고지론자 선배님께 드리는 편지 (4) 박 선배님, 뵙지 못한 동안, 제가 경험한 고지론의 영향이랄까... 제 경험을 좀 말씀드리겠습니다. 공부를 꽤 잘 했을 뿐 아니라, 저는 공부를 참 좋아했습니다. 혼자서도 심심하면 전공 교과서에 나온 문제를 풀기도 했고, 이런 저런 새로운 실험을 접하는 것이 참 즐거웠습니다. 꽤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던 '모태 신자'였던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는 흔히 하는 이야기를 그냥 대충 받아들이고, 대외적으로 그것이 제가 공부하는 이유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속으로 들어가보면 그것은 세상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안정성을 확보하기위한 제 욕망이 자리하고 있었지만요. 대학교 3학년때 예수님을 만난 이후, 그러나, 제가 가지고 있던, 야망은 처절한(?) 해체를 경험했습니다. 아니, 이렇게 공부해서.. 더보기
고지론자 선배님께 드리는 편지 (3) 박 선배님, 제가 위에서 이야기한 것 이외에도, 제가 고지론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몇가지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 "고지론에는 노력과 성공 사이에 하나님의 자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은 망가진 세상입니다. 앞에서도 제가 언급하긴 했지만, 성실하게 땀흘려 일한다고 그것에 비례해서 보상이 주어지는 세상이 아닙니다. 물론 성실하게 땀흘려 노력하는데에, 보상이 있을 확률이 훨씬 더 높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개런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깨어진 세상 속에서 어떤이를 흥하게도 하고, 망하게도 하시는 이는 하나님 임을 온전히 더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낮아지기 위해서 높아져라, 섬기기 위해 고지를 정복하라 라고 이야기할때에는...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한다는 전제.. 더보기
고지론자 선배님께 드리는 편지 (2) 박 선배님, 저 정도의 실력과 학력이면 한국에서 몇 퍼센트 안에 드는 사람일까요? 혹은 미국에서는요? 전 세계로 보면요?저는 그게 소숫점 이하로 표현될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그런데, 이런 제가 고지에 이른 것이 아니라고 느낀다면... 뭔가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물론, 소위 제 '눈'이 높아져서, 혹은 주제파악을 제대로 못해서, 괜한 peer들과의 경쟁의식 때문에 이미 고지에 올랐음에도 고지에 오르지 못했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이야기할수도 있을 것입니다.혹은, 제가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소위 커리어 관리를 함에 있어 고지에 오르는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할수도 있겠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면 일정부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렇지만, 만일 제 아버지 세대에 지금 저와 .. 더보기
고지론자 선배님께 드리는 편지 (1) 박 선배님, 오랜만에 연락을 드립니다. 안녕하신지요?벌써 뵙지 못한지도 몇년이 지났습니다. 선배님께서 쓰시는 글들을 그저 인터넷에서 읽는 수준으로 선배님께서 여전하시구나 하는 것을 알고 지냈습니다. 여전히 선배님께서 열정적으로 살아가시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최근,선배님께서 인터넷에 고지론을 옹호하는 글들을 쓰신 것들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참 훌륭한 글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지론적인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시는 선배님이시기에, 생각과 삶을 일치해서 살아가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선배님,그렇지만 선배님의 글을 읽으며 저는 뭔가 선뜻 선배님의 생각에 깊이 동의할 수 없는 무엇이 있는 것을 또한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선배님의 삶과 생각과 신앙과 도전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이 .. 더보기
나와 회사 일 (6) - not-so-general-case 어떤 이들은 이 글을 읽으며 좀 disturb 될수도 있겠지만...나는 사실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하면, 웬만한 상황에서는 잘 해낼 자신이 있다.내가 모든 면에서 대단히 뛰어난 사람은 물론 아니지만, 적어도 내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필요한 일들을 해 내는 것을 여러해의 경험을 통해서 배웠던 것 같다. 소위 'resume' 상으로도 꽤 괜찮은 profile을 가지고 있고, 그 내용을 확신을 가지고 present할 자신도 있다. 많은 경우, 요즘 학생들을 보면 (뭐 학생만의 성향은 물론 아니지만서두....)'안정성'(security)에 완전히 목매는 것 같다.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고 지칭하는 사람들 조차도, 하나님 나라에의 헌신도,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도... 안정성의 우상 앞에 모두 포기해버리는 것을 .. 더보기
나와 회사 일 (5) - 만약 이 일이 잘 안되면? 두어해 전인가...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던졌던 적이 있었다.여러가지 생각 끝에,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내 삶이 의미 없는 것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었다. 한때는, 내가 가장 두려워 했던 것이 실패였던 적도 있었다. 한때는 다른이들의 인정인 적도 있었고, 어떤때는 만족없음인 경우도 있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지금은 가장 내게 중요한 것은 '의미' 혹은 '가치'이다. 우리 회사에서 일하면서, 참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이 블로그에서 간간히 썼지만,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많이 배웠고, 전문적인 지식도 많이 늘었고, 하다못해 영어도 늘었다! 나는 지금 내 위치에 있으면서 사실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는 셈.. 더보기
나와 회사 일 (4) -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 나는 성경공부를 참 좋아한다.개인 성경공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다른이들에게 성경을 풀어서 가르쳐주는 일이 참 좋다.이런 저런 형태로 성경공부를 인도하기 시작한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이 일이 참 소중하긴 하지만,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서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가지고 사는 것을 제대로 시도하면서 살기 시작한 것은, 내가 우리 회사에서 일하면서 부터이니까, 불과 6년 남짓 밖에 되지 않았다. 지금, 실리콘 밸리에서, 한국인인 내가, 엔지니어로서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와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는 고민으로부터 시작해서, 지난 몇년동안 참 많은 생각과 경험이 쌓여져왔다. 함께 일하는 사람중 그리스도인이라고는, 내 고등학교 동창 ㄱㅎㅈ 군 한 사람 밖에 없지만, 이 직장은 이런 속에서 소중한 가.. 더보기
나와 회사 일 (3) - non-positional leadership 지금 내 회사에서의 직함은, Senior R&D Engineer 이다.말하자면... 뭐 박사 막 받고나서 받는 거의 말단의 직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실제로 하는 일은,회사 방향에 대한 결정, 기술개발, 대외관계 등과 같이 task가 주어진 일 뿐 아니라,회사 내에서 사람들 관계를 이어주는 일, 격려하는 일 등과 같은 따로 task가 주어지지 않은 일까지도 하고 있다.물론 실험실에서 장비 청소, 각종 sample 정리 등과 같은 완전히 노가다도 무지 많이 한다. ^^ 내 공식적인 포지션으로만 보면, 뭐 그냥 주어진 일 열심히 하면 되겠지만...실제로는 뭐랄까... 뭐 닥치는대로 회사에서 이일 저일을 다 한다. 이런 상황이 연출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물론 우리 함께 하는 사람들이 'title'을.. 더보기
나와 회사 일 (2) - Security Start-up company는 본질적으로 매우 안정적이지 못하다.대부분의 '정상적인' start-up company들은 '성공'을 맛보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아주 극소수만 소위 'exit'을 하게 된다. 나는 어릴때부터 아주 극단적으로 안정성(security)를 추구하는 사람이었다.그냥 까놓고 얘기하면... 참 겁이 많다. ^^그나마 우리 삼남매 중에서 좀 더 용감한(?) 내 여동생이 세발자전거를 탈때, 나는 그거 타는게 무서워서 그 뒤에 쪼그리고 앉아서 탈만큼 어려서부터 겁이 많았다.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내게 security를 가져다주는 가장 강력한 tool 이었다.공부를 잘하기 때문에 늘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아 정서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고,이렇게 계속 잘 해야하는 이유는, 그래야 안정적.. 더보기
나와 회사 일 (1) - introduction Start-up company의 일원이 되어 일을 한다는 것이 뭐 당연히 그렇겠지만,회사일이 참 많고 힘들다. ^^ 뭐 세상에 나보다 힘들게 먹고 사는 사람이 훨씬 더 많으므로, 내 일이 힘들다고 요란을 떨 일은 아닌 듯 하다.그렇지만, 많은경우 몇달 후의 월급이 나올 수 있을지 하는 것이 확실하지 않은 채고 일을 하는 때가 많고, 아 이렇게 회사가 그만 두게 되겠구나 싶을때도 겪게되고 하면,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지금, 우리는 꽤 critical한 point를 지내고 있는 중이다.(뭐 늘 그래왔으므로... 지금이 더 그렇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양치기 소년 같이 들리겠지만... 뭐 하여간 그렇다.) 앞으로 두어주 남짓한 기간동안에, 어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아마도 회사가 문을 닫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