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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긴 글

내가 A사에서 일하기로 결심하며 했던/하는 생각들 (9)

내가 20대 초반에,
나는 내 '선배'들에게 거의 분노 했었다.

그것은,
내가 보고 따를만한 모델이 되어주는 선배가 없다는 것에 대한 절망 때문이었다.

물론,
나는 고등학교도 3기이고, 대학교도 2기 이므로,
선배가 적었던 것은 당연했지만...
내가 따를 모범이 되는 선배가 없다는 불만은, 단순히 그저 내 고등학교, 대학 선배중에 롤모델이 없다는 불평 이상의 것이었다.

적어도 내가 책을 통해서나, 글을 통해서, 혹은 강의/설교/강연을 통해서... 하다못해 소문을 통해서라도...
아, 정말 이 사람이라면 내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가 하는 것에 대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생각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 훌륭한 그리스도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존경할만한 분들이 많이 계셨지만...
다소 낡은(?) 신학체계 속에 머물러 계신다거나,
이원론 적인 삶은 사신다거나,
지나치게 교조주의적이거나,
나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길을 가고 계신 분들이었다.

때로, 어떤 선배님을 찾았다 싶어 그분의 생각을 깊이 따라가다보면,
아... 여기까지가 이분의 한계 이구나 싶어 실망하곤 했었다.

그런 분들로부터 파편적으로 어떤 부분을 배우긴 했었지만, (그리고, 세월이 지날수록 그분들로부터 배웠던 그 파편적인 것들이 참 감사하다!) 내가 따라야할 모범으로 생각하기엔 늘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20여년 전에 굳게 결심했었다.
나는 후배들에게 길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겠노라고.
내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내가 걸었던 길을 통해서 후배들이 통찰과 깨달음을 얻게 하는 삶을 살겠노라고.

그런데, 

최근 1-2년 새에,

내 그런 자세에 깊은 회의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