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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어그러진 땅에 사는 사람들의 눈물

1.
함께 K 운동을 섬기다가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간 참 예쁜 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중부 어느 명문 공대에서 공부를 했고, 그와는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는 아내는 아이들을 낳고 예쁘게 키우고 있었다.

그런데,
그 자매가 아주 몹쓸 병에 걸렸다.
젊은 나이라고 이야기하기도 민망한... 정말 어린 나이에 소위 '불치병'에 걸렸으니...
그 마음의 무게가 오죽 했으랴.

그 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내가 그 형제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벌써 5년도 더 지난 일이고,
그 자매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보다 더 이전이니...

지난 주말,
그 자매가 결국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린 두 아이와, 아직 젊은 그 남편을 남겨두고.

문상을 다녀온 내 동생의 말에 따르면...
함께 문상을 갔던 K 전-현직 간사들은 많이 우는데,
그 형제는 퀭한 눈으로 울지도 않더란다.

나는 비오는 주말에,
많이 울었다.

2.
지난주 한국 출장 때,
우리 장모님을 정말 잠깐 뵈었다.

장모님께서는,
특유의 밝음을 물론 보이셨지만,

우리 장인 어른 떠나보내신지 얼마되지 않은 그 모습을 뵈면서,
말로 다 할 수 없이 마음이 아팠다.

2월 14일이 우리 장인어른의 생신이고,
2월 15일은 우리 장모님의 생신이시다.

나는 우리 가족들의 생일은,
calendar에 넣어놓고 일주일 혹은 보름 이전에 미리 내게 notification을 주도록 setting을 해 놓는다.

한국에 있을때,
"2월 14일 장인어른 생신" notification이 내 전화, outlook에서 동시에 떴다.

정말 많이... 많이... 마음이 무거웠다.
장인 어른 살아 계실때, 가까이 자주 뵙고 지내지도 못했지만...
그 어른 한번 다시 뵙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3.
내 나이가 이제 한국 나이로 47살이다.
40대 후반으로 가는 셈이다.

'젊었을 때'에는 잘 몰랐지만,
그래도 이정도 나이가 들고 보니,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

그래서 한편 감사한 것은,
이 땅에서 보내게 될 시간이 그리 아주 길~게~ 남은 것이 아니겠구나...
뭐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뭐 내가 소위 '평균수명' 대로 산다면,
앞으로도 물론 40년 정도는 더 살게 되겠지만...

(혹은 하나님께서 다른 시간 계획을 가지고 계실 수도 있을 테고)
그렇지만 앞으로 시간은 정말 후다닥~ 지나가게 될 것 같다.

그러면,
참 많은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되겠지.
우리 장인 어른도,
너무 일찍 떠나버린 우리 ㅇㅅ 자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