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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과한 친절

어제 밤이었다.
이메일이 하나 왔다. credit card 회사에서 온 이메일인데 내 최근 transaction중 suspicious한 것이 있다고 credit card 회사로 전화를 걸어달라는 것이었다.

나는 credit card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그 이메일에서 준 전화번호는 뭔가 찜찜해서, credit card 뒷면에 써있는 전화번호로 걸었다.)

그랬더니 service representative가 정말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
네가 많이 바쁠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서 전화를 해줘서 고맙다...
잠시만 기다려달라... 오래 기다리게해서 미안하다. (사실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이 모든 것이 사실, 내 credit card fraud를 막기 위한 것이므로, 나를 위한 것임에도 그 사람은 마치 내가 그 사람을 위해서 전화를 한 것인양 그렇게 전화를 받았다.
강한 인도 억양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service department 자체가 모두 인도에 있고, 그 사람도 인도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 전화를 끊고 나서 허...참... 그 사람 정말 엄청 친절하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문득 작년 휘튼에서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50대 정도 되어보이는 어떤 아주머니이신데,
등록을 한참 하고 있던 첫날 오후, 다짜고짜 내게 다가와서 몹시 불쾌하다며 따지셨었다.
아니 코스타라고 소문듣고 와서 봤더니 이렇게 어디가 등록처라는 안내도 잘 안되어있고, 와서 보니 어디 학생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이렇게 앉아서 일처리를 하고 있고...
이렇게 엉터리가 어디 있냐고. 첫날부터 몹시 실망이라고.

나는,
그냥.... 아 불편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하다고...
최선을 다하는데 코스타는 원래 모든 사람이 다 자원봉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엉성한 부분이 많다고...  학생 같아 보이는 저 사람들이 실제 다 학생들이라고...
하지만 기대를 가지고 오셨는데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죄송하다고...
몇번이고 고개를 굽신거리며 해명을 했었다.

그분은 내게 한참 언성을 높이시다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으셨는지 씩씩 거리며 숙소쪽으로 가셨다.

나는 집회 기간중 계속 그분의 표정을 유심히 보았다.
정말 계속 그렇게 불만이 가득하신지...
계속 기대를 가지고온 코스타에서 실망을 보고 계신 것인지.
혹시 코스타는 이렇게 엉성한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헌신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조금 알아차리게 되셨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계신지.

그분이 집회 장소에서 감격에 젖어 기도하던 모습들...
같은 조로 보이는 비슷한 또래의 어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던 밝은 모습들.. 로 미루어 보아,
첫날의 불편함과 불만이... 곧.. 하나님으로 인한 기쁨으로 바뀌었음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코스타는 돈을 내고 service를 구입하는 commercial transaction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임을 하루 이틀 지나면서 깨닫게 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정말 이런 맛에 코스타 섬기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베푸는 억울한 친절... 과한 친절로 인해 다른이가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는 바로 그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