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긴 생각, 짧은 글

대형교회를 변호하자면...

아마 약 10년쯤 전의 내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소위 '대형교회'(Mega-Church)에 대해 내가 몹시 비판적이었음을 알것이다.

세월이 지나 무디어 진 것일까, 아니면 몇년쯤 전에 내가 스스로 선언한 '이상주의 포기'의 일환일까.

최근 사랑의 교회 예배당 건축과 관련하여 신문 기사들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대형교회에 대하여 그렇게 비판적인 자세를 갖는 것에 대한 비판을 좀 해보게 되었다.
(지난 연말 Tony Campolo의 Mega-Church에 대한 시리즈 commentary가 많은 insight를 주었다.)

Tony Campolo가 이야기한, 대형교회들에 대한 defense는 다음과 같았다.
(미국의 이야기이므로 한국은 좀 다를수도 있겠다.)

1. 일반적으로, 대형교회들은 작은 교회들에 비하여 더 많은 percentage의 재정을 자기 교회 외부로 사용한다. (선교,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구제 등)
그것은 대형교회가 갖는 재정구조의 효율성 때문에 그렇다.

2. 대형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들이 하는 헌신의 정도가 일반적으로 작은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보다 더 크다. (이 부분은 한국에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일인당 헌금액수, 일인당 선교와 지역봉사 등에 사용하는 시간등의 통계자료에서, 대형교회는 작은 교회를 압도하였다.

3. 대형교회는 더 생동감이 있다. 많은 작은 교회들은 지루하다(boring) - Tony Campolo가 그렇게 이야기 한 것이다.  내 말이 아니고. ^^
대형교회는 사람들의 context에 더 relevant하게 다가간다.

이런 Tony Campolo의 comment에 추가하여,
나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더 생각해 보았다.

1. 흔히 우리가 대형교회를 비판할때 하는 말은.... '모범을 보여야할', '지도적 위치에 있는' 등등의 말이다. 그러나, 나는... 대형교회가 모범을 보여야할 혹은 지도적 위치에 있다는 argument에 동의하기 어렵다.
대형교회는 물론 출석하는 교인의 수가 많으니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가진 신학이나 이들의 교회운영 방식이 필연적으로 시대를 선도해나가는... 혹은 차세대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대형교회는, 현 시대의 need에 충실하도록 움직이는 것이 더 바람직할수도 있다.
대형교회에게 생명력을 공급해주는 body는, 그리고 일반적으로 교회에 생명력을 공급해주는 body는... 소수가 모인, 좀더 앞선 가치를 추구해나가는, 큰 교회가 하기 어려운 실험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작은 교회가 아닐까 싶다.

2. 그나마 많은 경우, 대형교회들은 일반적인 동시대의 교회들에 비해, 여러가지로 건강한 경우가 많다. 재정에 대해서나, 신학적으로나.
물론, 가령 한국의 대형교회들을 보면, 이들 대형교회들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들 대형교회만의 문제라기 보다는 동시대 교회들이 함께 짊어지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대형교회는, 다수가 모인다는 그 특성 상, 시대를 한단계 더 앞서 읽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어려울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그들이 이정도라도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칭찬해주어야하는 것은 아닐까.
다시 말하면, 많은 경우 대형교회들의 문제는, 대형교회가 비난을 받을 것이라기 보다는, 동시대의 모든 교회들이 함께 비난을 받을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냥...
나름대로 짧은 생각을 한번 정리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