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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어려보인다고???

하도 매스컴에서 '동안'이 좋은 것 처럼 이야기를 많이 해서,
사람들이 어려보인다면 다들 좋아하지만...
사실 나는 별로 내가 어려보인다/젊어보인다는 말을 즐겨듣는 편은 아니다.

대단히 거부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려보인다는 말을 들었을때 그것을 칭찬으로 듣는다거나, 그것 때문에 기분이 좋다거나 그렇지도 않다. 물론 내가 스스로 내가 어려보인다고 별로 생각하지도 않지만.

어려보인다는 말을 칭찬으로 사용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게 어려보인다는 말을 할때, 그냥... 아...네... 이렇게 어색하게 반응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가끔은... 나를... 진짜 내 나이보다 더 '어리게', 혹은 '젊게' 잘못 보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사람들이야, 워낙 동양인들을 어리게 보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나와 연배가 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나보다 어린데도 내게 다짜고짜 반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별히 그것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대개는 아니기 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때가 많았는데...

문제는 내가, 내가 속한 단체를 '대표'해야하는 경우... 나를 얕잡아 봄으로써, 내가 속한 단체를 하대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릴때도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총무간사로 섬길때는,
'내가 대학생일때, 아직 전두환이 대통령이었다'는 둥,
'중학교때는 겨울에는 까만 교복, 여름에는 하늘색 교복을 입기도 했다'는 것을 강조해서 이야기할 때도 있었다.

지금도 우리 회사를 대표해서 한국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대화할때, 의도적으로 내 나이가 '4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음'을 흘리곤 한다.

그러나...
속사람이 비록 새로워진다 하더라도, 
겉사람이 날로 후패해감을 느끼는 나이가 되다보니...
이제는 귀 옆의 흰머리도 꽤 보이고,
머리 숱도 좀 더 듬성듬성해 져 간다.

더 이상 내가 '나 나이 많소'라고 광고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나이 많게 보는 자연스러움이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코스타 집회 기간 중이면, 
하루에 콩크리트 바닥에서 쪽잠 두어시간 자는 것으로 버티며 일주일 보낼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게 다시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지난 주말에 아내와 이야기 하면서,
아... 다음주에는 이제 기껏해야 하루에 4시간, 5시간 정도 자면서 일주일 보내게 되겠네... 했더니만,
'어? 꽤 많이 자네요?' 라고 아내가 이야기했다. 

15년 전에 그랬던 것 같이,
그렇게 체력으로 무지막지하게 버티는 것을 더 이상 할 수 없다 하더라도,
15년전 하나님께서 코스타 집회를 통해 부어주시는 감동의 크기는 오히려 더 커져만 간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