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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No Golden Age

옛날이 좋았지~  
이 표현은, 자신의 개인적 과거를 돌아보는, 나이많은 사람이 하는 말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이 표현을 듣는 것 중에서 가장 bother가 되는 것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미국을 세운 건국의 정신이 기독교 정신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듣는다.

그렇지만, 그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미국에게 있어, 다시 그때로 돌아가야할 Golden Age란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건국 이념이 정말 기독교적인 것이었느냐 하는 것도 생각해보아야할 이슈이거니와,
정말 만보를 양보해서, 미국의 건국이념이 (그 당시의) 기독교적인 사상에 매우 가까웠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다시 돌아가야할 Golden age를 제공해주느냐 하는 것은 더더욱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나는 예수를 따르는 예수의 제자이지만,
기독교의 이름으로 마녀를 사냥하고, 노예 제도를 정당화 하고, 여성의 인권을 억누르는 시대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것들은 기독교의 가치가 아니라, 그 당시 기독교가 시대정신과 간음하여 낳은 사생아들이기 때문이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시대나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는....
그 시대의 진보주의자들이 무엇을 주장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보수주의자들이 무엇을 주장하느냐 하는 것인 것 같다.

진보주의자들은 어차피 그 처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해 더 진취적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이므로 '검증되지 않은' 영역으로 들어가려는 모험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어떤 시대의 보수주의자들이 지켜내려는 가치가, 정말 꼭 지켜내야할 가치들 (인권, 자유, 사랑, 공동체의식, 약자에대한 배려, 하나님 사랑 등등)이 아니라,
잘못된 Golden Age에 대한 신기루라면...
그 시대는 크게 병들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을 보면서,
무엇보다도.... 그 정치적 보수주의자들과 결합한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을 보면서...

우리에게는 돌아가야할 Golden Age가 없다는 것과,
따라서 우리가 지켜야할 가치는, 많은 경우 아직 우리가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들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참 간절하다.

한국의 이명박 정권과 배에 기름낀 강남 기독교를 바라보며,
미국의 Rick Perry, Tea Party 등과 남부 Bible Belt의 보수주의자들을 바라보며..

적어도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들과 같이 되지 않는 것을 포함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