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민우에게 가끔 물어본다.'민우는 엄마가 왜 좋아?'그러면 민우는 '엄마니까' 라고 대답한다. 예전에는,아... 부모님의 은혜가 크시고... 나를 위해 많은 것을 주셨고, 희생하셨고...그런 생각을 하며 가슴이 뭉클하곤 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그저 부모님은 '아빠, 엄마' 이니까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고 존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그분들이 얼마나 완벽한가, 어떤 인격을 가졌는가 하는 것 이전에 그저 아빠 엄마이기 때문에. 내가 아버지와는 35살 차이가 나고, 어머니와는 28살 차이가 난다. 35년 전, 내가 10살때 아버지는 지금 내 나이이셨고,28년 전, 내가 17살때 어머니는 지금 내 나이이셨다. 내가 10살, 17살때 보았던 아버지 어머니는 정말 많이 많이 많이 많이 어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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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에 사람이 오지 않을 때
말씀에 사람이 다가오지 않을때,말씀은 사람을 기다려야 하는가, 말씀이 사람에게 다가가야 하는가. 이건,복음과 말씀의 상황화에 대한 질문이다. 나 역시도 이 문제로 계속 swing을 해왔다. 한때는,사람들이 말씀에 다가오지 않는 이유뇬,그들이 죄인이고, 말씀이 말씀답게 선포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이런 생각을 했다가, 또 금방,그 사람들이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기준을 낮추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어느 한쪽의 강한 주장에만 힘을 실어주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두가지 선택 가운데 하나를 해야할때는,더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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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1편
시편 1편을 보면, 순 거짓말이다. -.-;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고, 죄인의 길에 서지 않고 오만한 자리에 않지 않고, 율법을 묵상하는 사람은,하는 일 마다 잘 된단다. 그렇지만 악인은 바람에 흩날리는 겨와 같다고. 세상을 보면 그런가?오히려 세상은 악인이 승리하지 않은가.악인이 의인을 누르는 세상 아닌가. 순 거짓말... ...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해보면,시편 1편은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이 반복해서, 오랜 세월을 통해 애송했던 시 일테고,이 사람들도 이게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세상을 조금만이라도 안다면. 그.러.나.악인의 죄를 따르지 않고,죄인의 길에 서지 않고,오만한 자리에 앉지 않고,율법을 묵상하면... 그런 삶의 자세를 취하면...그런 사람이 되면... 이런 의인이 길이 사는 길이고,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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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허황된 꿈, 40대의 자아성찰
스무살이 갓 지났을때, 추운 기숙사 책상에서 혼자 성경을 읽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아니, 도대체... 정말 이런게 기독교란 말인가!나는 엄청 충격에 빠졌었다. 그 복음을 내것으로 받아들이고, 큰 변화를 겪으며...아, 이런 추세라면 내가 40살, 50살, 60살쯤 되어서는 정말 성숙하고 훌륭한 크리스천이 되어 있겠구나.그때쯤 되면 내게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겠구나.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대의 꿈과 예상이 허황된 것이었을까.그때, 까마득하게만 보이던 40대 중반이 된 지금,나는 여전히 형편없는 사람이다. 20대에, 열정으로 불타는 자아가 너무 강하게 살아있어,'그리스도 안에서 십자가에 못박혔나니'라는 바울의 고백이 언제나 내게도 이루어 질까... 하는 갈망으로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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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목사님
내가 K 목사님과 가깝다고 이야기할만한 사이는 물론 아니지만,그래도 그분을 만나면 개인적인 인사도 나누고, 할 정도의 사이는 되니...그리고 지난 10년 넘게 함께 섬겼던 사역도 있었으니,나도 그분에게, 그분도 내게 '동역자'라고 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K 목사님의 설교나 책의 내용은,내가 참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개인적으로 만나보아도, 그분 생각의 어떤 framework은 내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분에 대해 비판도 많이 했고, 사실 그분을 별로 많이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그분을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참 내가 배우고 싶은 부분이 많이 있다. 소위 '옳은 소리'를 남발하는 젊고 혈기 왕성한 사람들에게서 찾기 어려운 모습을 만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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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신뢰하기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시면,모든 백성의 눈에서 눈물을 다 씻어주신다고 하셨다. 예전에는,그때가 되면, 내가 바라던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그야말로 유토피아에 대한 기대이다. 그런데 요즘은,그때가 될때 가장 좋은 것 가운데 하나는... 더 이상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일이 없게 될 것이 될 것 같다는 기대이다. 이 땅을 살아가면서,여전히 하나님께서 control을 놓지 않고 계시고,여전히 하나님의 사랑이 이 땅에 부어지고 있고,여전히 하나님께서 하나님 되신다는 것을...제대로 인정하며 살기가 참 쉽지 않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통치를 온전히 회복하시면,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보는 것 같이 주님을 보게 될 것이고,그때가 되면 믿음을 가지고 사는 것이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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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를 여는 사람
사랑하는 제자(?)들을 위해,매년 즐거운 잔치를 열어주는 유치원 선생님이 있었다. 선생님은, 그 아이들을 위해서 몇달전 부터 잔치 계획을 짜고, 잔치에서 공연할 사람들을 섭외하고,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일을 즐겁게 했다.아이들은 그 잔치를 즐거워했고, 그 선생님은 그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즐겼다. 시간이 지나,그 선생님은 유치원 선생님에서 '은퇴'를 하였다.이제는 다른 유치원 선생님들이 그 잔치를 준비는 것을 그냥 멀리서 보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 어느날,그 후배 유치원 선생님들이,'선배님, 선배님께서 옛날에 하시던 동화구연을 아이들이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잔치에 와서 동화구연을 한번 해주시면 어떨가요?'라고 물었다. 그 유치원 선생님에게는 만감이 교차했다. 아, 이제는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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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종류의 겸손함
크리스찬이 가지는, 진리에 대한 겸손함은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을 것 같다. 첫번째는,나는 진리를 알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무한히 감사하지만,그것이 내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므로 내가 결코 자랑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전통적으로 건강한 신학적 입장을 가진 복음주의자들이 이야기해왔던 겸손함이다.나도 구원받은 죄인이므로, 다른 죄인을 향해 손가락질 할 것이 못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나는 진리를 알고 있다고 믿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감사하지만...그러나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조차도 대단히 유치한 수준이고,좀 더 진리를 알게됨에 따라 지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조차도 유치하거나 심지어는 잘못된 것으로 드러나게 될수도 있다.그러므로, 내 신념에 지나치게 확신을 갖지 말고, 내가 틀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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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 Being Excellent (5)
지난주 였던가,아마 그 전 주 였던 것 같다. 한참 열심히 일하면서, 스트레스 팍팍 받고,마치 내가 우리 팀 전체를 구원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일하고 있는 내 모습을 문득 자각하게 되었다. 뭐,일이 워낙 많으니...바쁘게 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그 와중에 하나님께 결과를 의탁하고, 평안함을 유지하는 것이 참 중요할텐데,도무지 내 마음에 평안이 없었다. 정말 쫓겨서 살고 있었다. 내가 내 아내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하나님을 잘 신뢰하지 못하나봐" 내 아내는,조용히 내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40대 중반에,'성장통'이라는 표현을 하는게 영 이상하지만....그리스도 안에서 계속해서 자라나는 존재라는 그리스도인의 본질을 생각할 때,지금 내가 이렇게 겪고 있는 것도 일종의 '성장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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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담겨져 있는 history
지난 주말에,KOSTA 전현직 총무간사들이 모두 덴버의 황간사님 댁에 모였다.그리고, KOSTA visioning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김중안 목사님, 오진이도 함께 했다.indy KOSTA에 헌신해서 오래 자리를 지켜오신 안상현 목사님도 오셨다. 황간사님 댁에서,아주 분에 넘치는 대접을 해 주셨다. 90년대 중반부터 지난 20년 가까운 시간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20대, 30대부터 섬기기 시작했지만,이제는 40대, 50대가 되어버린 분들을 보면서, 아, 이들의 삶의 여정에는 '역사(history)'가 담겨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감사했다.세월을 지내면서, 변질되지 않은 순수함과 겸손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계속 볼 수 있다는 것이. KOSTA 관련된 모임이 늘 그랬듯이,밤을 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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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수위 조절
금요일 성경공부 시간에,최근 좀 '심한' 이야기들을 약간~ 했었다. -.-; 내 생각의 흐름들과 고민들을 때로는 다소 blunt 하게 이야기한 것들이 있었는데,사실 약간... 수위조절을 하면서 이야기했어야 했나...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역시 더불어서,이곳 블로그에서도,생각의 내용을 너무 '솔직하게' 쓰기 보다는,약간 좀 수위조절을 하면서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좀 하고 있다. 자칫 정리되지 않은 생각의 흐름의 일부를 '틱' 하고 던지면,그것을 파편적으로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많이 있고,그러다보면 불필요한 걱정,우려, 불편함 등등을 야기시기키고 하는 것 같다. 약간, 수위 조절...배려.그리고 겸손함... 등등이 필요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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