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 (12) - 회심의 지속성/현재성
만일, 회심이 한번의 '경험'이고, 그 후에는 그로부터 자라가는 과정이라면... 그 회심의 강한 경험을 한것과, 감동적인 영화를 본 것, 책을 읽은 것, 영감있는 강의를 들은 것등과는 어떻게 그 경험에 차이가 나는 것일까. 신앙생활이란 결국, 그 강한 과거의 경험을 곱씹어가면서 그것에 내 삶의 근본이 있음을 기억해나가는 여정일까. 만일 회심을 '과거의 사건'으로 규정한다면, 그 이후의 삶은, 그 과거를 얼마나 잘 기억하고, 강한 결단력과 정신력으로 그 과거의 사건에 걸맞게 살아가는가 하는 것이어야 한다. 정말 그런가? 회심이후에 내게 생긴 변화는 대충 이런 것들이 있었다. 우선, 매우 사고/생각의 속도가 빨라졌다. 이것은, 복음이라는 세계관을 받아들이고 통합적인 사고를 하는 것을 배우게 되면서 생긴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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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11) - 회심과 삶
회심과 일상과의 관계, 회심과 삶의 여러 영역과의 관계, 회심과 세계관/가치관과의 관계를 생각해볼때, 다음의 두가지 그림을 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첫번째 그림은, 회심으로부터 바로 파생되어 연결되는 생각/생활/삶/가치관 등이 있고, 신앙이 성숙해가면서 점차적으로 2차, 3차적으로 그것이 발전되어가는 모델이다. 이런 경우에는, 회심은 신앙생활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과거의 사건'이고, 그것으로부터 발전되어나가게되는 일종의 씨앗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두번째 그림은, 생각/생활/삶/가치관등의 모든 영역이 다 회심과 직접적으로 혹은 1차적으로 연관을 가지고 있고는 모델이다. 이런 경우에는, 회심은 신앙생활의 기본이 되는 것 뿐 아니라, 여전히 현재적 사건일수 밖에 없고, 계속해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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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8) - 회심의 오염, 비종교적 회심
처음 복음에 눈을 뜨게 되었을때, 마치 나는 내 마음 속에 커다란 빛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이 느꼈다. 환한, 어둠이 조금도 섞이지 않은... 그런 빛. 그런데, 점차 '교회생활'을 해 가면서, 그 빛이 일부 가리워지기도 하고, 어두어지기도 하는 것을 경험했다. 이른바, 회심의 오염이다. 물론, 건강한 공동체 생활이 어린 그리스도인이었던 제대로 서도록 만들어주었던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오염은, 공동체생활이 가져다주는 오염이 아니라, 어그러진 종교체제가 내 안의 빛을 자꾸만 꺼뜨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교회 생활, 혹은 종교 생활이 내게 익숙해 지면서, 나는 그런 종교생활 혹은 교회생활에 의해 오염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것은 내 안의 빛을 어둡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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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6) - 죄
죄에 대한 인식이 그리스도인이 되는 전제조건일까.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나는 처음 복음을 받아들였던 '이성적인 단계'에서나, 그 후에 복음에 빠져들었던 '감정적인 단계' 모두에서, 죄에대한 깊은 회개, 고백 등은 없었다. 내가 죄에 대해서 더 깊이 알게된 것은, 그 후에 성경공부를 통해서였다. 그리고, 그러면서도 내가 가지고 있어던 갈등은, "이렇게도 죄에대한 인식이 희박한데, 과연 내가 그리스도인이 맞긴 한건가" 하는 것이었다. 나는 예수의 십자가에 깊이 감격했지만, 그것은 내 죄를 용서하셨더는 감격이 아니라, 그렇게까지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랑 때문이었다. 죄에대한 인식 없이, 십자가의 희생이 어떻게 사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느냐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으나, 적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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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4) - 무척 감성적이었다.
그러나 또한, 내 회심 경험은 대단히 감성적인 것이었다. 나는 꽤 전형적인 'nerd' 였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 매우 '나만의 세계'가 좁은 사람이었고, 내 틀로 이해되지 않는 것을 거의 배척하는, 그리고 감성을 이성에비해 열등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었다. (지금도 어떤 의미에서 그렇고. ^^) 그런데, 내게 큰 변화가 생겼다.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가 그야말로 쏟아져 들어왔다. 십자가를 생각할 때 마다, 도무지 어쩌할 수 없는 감격에, 울고, 울고, 또 울었다. 무슨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게 아니냐고 주변에서 생각할수도 있었을만큼 (다른 이들 몰래 울었기 때문에,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잘 몰랐다.) 몇달 동안은, 밤이고 낮이고 울었던 것 같다. 어떤때, 약간 여유(?)가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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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2) - 불연속적이지 않았다.
나는, 어머니로부터 믿음을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본격적인 '회심 경험'을 했던 것을 대학교 3-4학년 때로 보지만,(벌써... 20년이 훨씬 지난 이야기군. ^^) 기본적으로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믿음, 그리고 어려서부터 교회에 건성으로나마 나갔던 이력등이 있으므로, 아예 무신론자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인것과 같은 경험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꽤 모범생이었다. ^^ 어찌보면 상당히 답답한 모범생이었다. 대학때,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서 턱이 심하게 다쳤던 적이 있었다. 결국 찢어진 부분을 꿰메러 가면서도, 그것 때문에 수업을 빼먹어야 하느냐 하는 것을 꽤 깊이 고민했을만큼, '샌님'이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드러나는 대단한 일탈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호위 '허랑방탕하게' 살아본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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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 (1) - 우리의 경험이 특별한 것이었던가?
지난번 제주에서, 내 "기도멘토"인 동국이형과 짧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정말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머리 속에 깊이 남아 있는 것은, 동국이형이 "정말 우리의 경험이 그렇게 특별한 것이었던걸까?" 라고 자문했던 것이었다. 동국이형의 질문은 이것이었다. 복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 복음을 타협하는 사람들, 그리고 복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살마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정말 어떤 사람이 하나님과 직면하는 경험을 하면, 그 사람의 본질부터 달라지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 많이 부족하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과 만나는 경험을 한 이후에, 삶이 근본으로부터 달라졌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과연 하나님을 만나지 못했다는 뜻일까? 혹은 하나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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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exciting!
회사 일이 많이 바쁘다. 아침 5시 45분쯤에 일어나서, 12시쯤 잠자리에 들기까지, 그야말로 틈만나면 회사일을 한다. ^^ 아침 출근 전에도 이메일로 일 할 것들을 처리하고, 회사에서 보통 2-3개씩의 일을 multi-tasking을 한다. 늘 사람들과 이야기나누어야 하는 일들이 있고, 해야하는 전화, 해야하는 실험, 정리해야 하는 data, 세워야 하는 전략 등등이 늘 정신 없다. 가능하면 회사에서 늦게까지 있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긴 하지만, 여건이 허락하면 밤에도 일을 하곤 한다. 혹시 집에 오더라도, 여기저기 전화하고, 밤에 conference call을 하고, 이메일쓰고, presentation material을 만들거나 하는 일도 한다. 뭐, 나만 회사일을 하면서 바쁘게 사는 건 아니고, 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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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영어
내 일상 생활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쓰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듣는 것은, 대략 영어:한국어=80:20 정도 되고, 말하는 것은, 대략 영어:한국어=70:30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전반적으로 생각과 언어가 함께 묶여서 매우 compartmentalized되어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영어로 말하는 영역에서는 생각도 영어로만 하고, 한국어로 말하는 영역에서는 생각도 한국어로만 하는 것 같다. 어제도... 밤 늦게까지, 우리 회사 일로, 한국의 co-work하는 사람들과 conference call을 했는데, 중간에 이야기가 잘 되지 않으면, 내가 중간에서 통역 비슷한 것을 하는 역할도 했었다. 한-영, 영-한 통역을 둘 다 해야하는 상황인 셈인데... 대부분 회사의 일들은, 내가 영어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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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개념, 하위개념
아래 글은, 최근... '친북좌파척결'의 극우 정치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그것을 신앙으로 여기고 있는, 내가 아끼는 한 친구와 나눈 이메일 대화중 일부를 옮긴 것이다. 신앙이 정치성에 종속되지 말아야 할 것에대한 내 논증인데... 아마 내 이런 논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을 듯. ^^ (반론, comment 환영합니다. ㅎㅎ) ===== 정치적 신념은, 그 당시 처한 상황 속에서 무엇이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분석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지. 가령, 너도 네 이메일에서 썼지만, 어떤 사람은 북한의 위협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경제정의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잖아. 또, 북한의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그 폭압과 부조리에서 해방시켜낼 수 있을까 하는 접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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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의 생일
오늘로서, 민우가 teenager가 된다!! 위의 사진은, 민우가 생후 몇개월 지났을때의 사진. 지난 13년동안, 하나님께서 정말 민우를 예쁘게 잘 키워 주셨다. 민우 때문에 마음을 졸인 날도 많았고, 참 말로 다 할수 없이 기쁜날도 많았지만, 민우때문에 가장 기뻤던 날은, 뭐니뭐니해도, 민우가 처음 세상에 태어난 날이었던 것 같다. 아직 20대의 철없던 때에, 아빠가 되어서, 그야말로 민우는 아빠와 함께 커 주었다. ^^ 민우가 이제 teenager가 되었으므로, 민우를 키우는 데에도 또 다른 stage로 move-on 해야하는 것이겠지. 민우의 어떤 성취나 행동이 아니라, 민우의 존재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부모가 되는 일, 민우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부터 점점 탈피해서 민우와 대화하고 상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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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탈환/수호?
"나는 꼼수다" podcast가 podcast ranking으로 1등이라고... 신문을 보거나, 각자의 정치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website 등을 보면, 정치공학상의 계산, 어떻게 하면 정권을 탈환 혹은 수호할까 하는 것에 대한 전략등이 요즘 참 많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정권을 잡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므로 당연히 그럴만 하지만... 그러나, 정치의 궁극적 목표가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더 살기좋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볼때, 어떻게 하면 정권을 잡을까 하는 것에 대한 논의보다는, 어떤 방향이 더 right direction이냐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좀 더 많이 이루어져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특별히 한국의 경우에는, 소위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꿈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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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이번에 한국 출장중, 4일은 제주도에서의 일정이었다. 매일 저녁, 동국이형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둘째날 오후를 땡땡이 치고 역시 동국이형에게 끌려다니면서 성경공부들에 참석했던것을 제외하곤 계속 열심히 일했다. -.-; 학회도 참석하고, 전화로 회의도 하고, 때로는 호텔에서 일도 하고. 내가 제주도에서 묵었던 호텔은, 고급 호텔이었다. 위의 사진들은 모두 그냥 인터넷에서 찾은 그 호텔 사진들인데, 정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그런 호텔이었다. 화장실에도 전화기가 있고... ^^ 바로 해안가에 접해 있어서, 바로 앞에 나가면 정말 경치가 좋았다. 그런데, 내가 막상 그것을 접했던 것은, 아침에 일어나서 해안가 조깅할때뿐이었다. 따로 관광을 하지 않았고, 어디 구경을 가지도 않았다. 하나못해 호텔에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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