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묵상
몇년 전 부터, 성탄 시즌에 가장 많이 묵상하게 되는 단어는, 소망(hope)이다. 그래서인지, 누가복음 2장 후반부에 나오는 시므온(Simeon)의 기도 중에서,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시는 대로 종을 편안히 놓아주시는 도다" 라는 기도가 그렇게도 마음을 울린다. 예수의 탄생과 함께, 헤롯은 유아들을 대량으로 학살했다. 예수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십대 소녀에게서 태어난, 사회적으로보면 사생아였다. 그로인해 마리아가 어쩌면 가지고 있었을 인생의 꿈이나 계획은 다 망가지고 만다. 예수의 탄생 속에서 모든 '영광스러움'은 하늘로부터 주어지지만, 그 영광을 받아들이는 이 땅의 요소들을 그야말로 구질구질하기 그지 없다. 왜 복음서는 이렇게 예수의 탄생을 '구질구질하게' 묘사하고 있을까? 그것은, 예수께서 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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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과 성공
어떤 이는 생존을 위해 일하고, 어떤 이는 성공을 위해 일한다. 생존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그것을 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절박할 수 밖에 없고, 극단적이되기 쉽기도 하다. 성공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어떤 의미에서 생존이 어느정도는 확보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더 많이'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므로 절박할 필요도 없고, 극단적이 될 필요도 없다. 세상에서 훨씬 더 많은 사람은 성공을 위해 일하기보다는 생존을 위해 일한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성공을 위해 일하는 것을... 마치 생존을 위해 일하는 것 같이 한다. 절박하면서도 극단적으로... 그렇게 일한다. .... 내가 보기엔, 세상은, 성공을 위해 일하면서 생존을 위해 일하는 것 같이 하는 사람들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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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lab director와의 대화
내가 처음 hp에 '입사'했을때, 나름대로 하나님께 약속했던 것이 있었다. 절대로, 승진이나 출세를 염두에 둔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특히 꼼수를 쓰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 뜻과 반해서 윗 사람 비위를 맞추는 일이라던가, 남을 깎아 내리고 내가 높아지는 것이라던가, 정직하지 않은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등을 포함한다. 그래서, 나는 생각해보면 꽤 좌충우돌 했던 것 같다. ^^ 승진에 별로 뜻이 없으니... 상사에게 대드는 일도 많이 했고, 뜬금없이 상사에게 충고를 하는 어줍잖은 일을 하기도 했었다. 남을 깎아 내리고 자기를 높이려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과 공개적으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견제를 하기도 했고,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를 해치는 사람을 보면, 가서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를 높이며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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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exciting!
회사 일이 많이 바쁘다. 아침 5시 45분쯤에 일어나서, 12시쯤 잠자리에 들기까지, 그야말로 틈만나면 회사일을 한다. ^^ 아침 출근 전에도 이메일로 일 할 것들을 처리하고, 회사에서 보통 2-3개씩의 일을 multi-tasking을 한다. 늘 사람들과 이야기나누어야 하는 일들이 있고, 해야하는 전화, 해야하는 실험, 정리해야 하는 data, 세워야 하는 전략 등등이 늘 정신 없다. 가능하면 회사에서 늦게까지 있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긴 하지만, 여건이 허락하면 밤에도 일을 하곤 한다. 혹시 집에 오더라도, 여기저기 전화하고, 밤에 conference call을 하고, 이메일쓰고, presentation material을 만들거나 하는 일도 한다. 뭐, 나만 회사일을 하면서 바쁘게 사는 건 아니고, 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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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영어
내 일상 생활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쓰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 듣는 것은, 대략 영어:한국어=80:20 정도 되고, 말하는 것은, 대략 영어:한국어=70:30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전반적으로 생각과 언어가 함께 묶여서 매우 compartmentalized되어 있는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영어로 말하는 영역에서는 생각도 영어로만 하고, 한국어로 말하는 영역에서는 생각도 한국어로만 하는 것 같다. 어제도... 밤 늦게까지, 우리 회사 일로, 한국의 co-work하는 사람들과 conference call을 했는데, 중간에 이야기가 잘 되지 않으면, 내가 중간에서 통역 비슷한 것을 하는 역할도 했었다. 한-영, 영-한 통역을 둘 다 해야하는 상황인 셈인데... 대부분 회사의 일들은, 내가 영어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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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개념, 하위개념
아래 글은, 최근... '친북좌파척결'의 극우 정치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그것을 신앙으로 여기고 있는, 내가 아끼는 한 친구와 나눈 이메일 대화중 일부를 옮긴 것이다. 신앙이 정치성에 종속되지 말아야 할 것에대한 내 논증인데... 아마 내 이런 논증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을 듯. ^^ (반론, comment 환영합니다. ㅎㅎ) ===== 정치적 신념은, 그 당시 처한 상황 속에서 무엇이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가 하는 것에 대한 분석에 근거하는 경우가 많지. 가령, 너도 네 이메일에서 썼지만, 어떤 사람은 북한의 위협이 우리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경제정의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잖아. 또, 북한의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그 폭압과 부조리에서 해방시켜낼 수 있을까 하는 접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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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의 생일
오늘로서, 민우가 teenager가 된다!! 위의 사진은, 민우가 생후 몇개월 지났을때의 사진. 지난 13년동안, 하나님께서 정말 민우를 예쁘게 잘 키워 주셨다. 민우 때문에 마음을 졸인 날도 많았고, 참 말로 다 할수 없이 기쁜날도 많았지만, 민우때문에 가장 기뻤던 날은, 뭐니뭐니해도, 민우가 처음 세상에 태어난 날이었던 것 같다. 아직 20대의 철없던 때에, 아빠가 되어서, 그야말로 민우는 아빠와 함께 커 주었다. ^^ 민우가 이제 teenager가 되었으므로, 민우를 키우는 데에도 또 다른 stage로 move-on 해야하는 것이겠지. 민우의 어떤 성취나 행동이 아니라, 민우의 존재로 기뻐하고 감사하는 부모가 되는 일, 민우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부터 점점 탈피해서 민우와 대화하고 상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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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탈환/수호?
"나는 꼼수다" podcast가 podcast ranking으로 1등이라고... 신문을 보거나, 각자의 정치색을 강하게 드러내는 website 등을 보면, 정치공학상의 계산, 어떻게 하면 정권을 탈환 혹은 수호할까 하는 것에 대한 전략등이 요즘 참 많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정권을 잡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므로 당연히 그럴만 하지만... 그러나, 정치의 궁극적 목표가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더 살기좋게 만드는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볼때, 어떻게 하면 정권을 잡을까 하는 것에 대한 논의보다는, 어떤 방향이 더 right direction이냐 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좀 더 많이 이루어져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특별히 한국의 경우에는, 소위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꿈꾸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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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
이번에 한국 출장중, 4일은 제주도에서의 일정이었다. 매일 저녁, 동국이형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둘째날 오후를 땡땡이 치고 역시 동국이형에게 끌려다니면서 성경공부들에 참석했던것을 제외하곤 계속 열심히 일했다. -.-; 학회도 참석하고, 전화로 회의도 하고, 때로는 호텔에서 일도 하고. 내가 제주도에서 묵었던 호텔은, 고급 호텔이었다. 위의 사진들은 모두 그냥 인터넷에서 찾은 그 호텔 사진들인데, 정말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그런 호텔이었다. 화장실에도 전화기가 있고... ^^ 바로 해안가에 접해 있어서, 바로 앞에 나가면 정말 경치가 좋았다. 그런데, 내가 막상 그것을 접했던 것은, 아침에 일어나서 해안가 조깅할때뿐이었다. 따로 관광을 하지 않았고, 어디 구경을 가지도 않았다. 하나못해 호텔에서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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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Golden Age
옛날이 좋았지~ 이 표현은, 자신의 개인적 과거를 돌아보는, 나이많은 사람이 하는 말만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이 표현을 듣는 것 중에서 가장 bother가 되는 것은,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미국을 세운 건국의 정신이 기독교 정신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많이 듣는다. 그렇지만, 그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미국에게 있어, 다시 그때로 돌아가야할 Golden Age란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건국 이념이 정말 기독교적인 것이었느냐 하는 것도 생각해보아야할 이슈이거니와, 정말 만보를 양보해서, 미국의 건국이념이 (그 당시의) 기독교적인 사상에 매우 가까웠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다시 돌아가야할 G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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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생신
나는 중학교를 마치고 집에서 나왔기 때문에, 말하자면 어머니의 치마폭에서 자란 기간이 다소 짧은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을 거치면서 그렇다고 어머니와의 관계가 소원했다거나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엄마가 해주시는 밥' 먹으면서 학교에 다녔던 것은 15살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기간 보다, 어머니의 품으로부터 떠나와 살았던 기간이 거의 두배에 가깝게 되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머니 생신을 가까이에서 보내지 못하는 애틋함과 안타까움과 죄송함이 커져만간다. 혹시나... 회사일로 출장가는 일정이, 어머니 생신에 맞추어서 잡히진 않을까... 그런 기대를 좀 했었으나, 그것도 무산되었고... 내가 처음, 어머니의 나이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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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친 인간관계?
인간관계 중에서는, 어머니와 어린 자식이라던가, 선생님과 제자와 같은, 매우 그 관계가 분명하게 이미 설정되어있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와는 달리 관계 설정 자체가 분명히 규정되어있지 않아서, 함께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관계 라던가, 부부관계도 이런 성격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와 어린 자식의 관계는, 어머니가 일방적으로 그 자녀를 품고 키우는 관계이다. 자녀는 대부분 어머니의 그 일방적인 사랑 안에서 그 일방적인 사랑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그저 그 안에서 안주할 뿐이다. 그렇지만, 친구 사이에서는, 어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호혜를 베푸는 식으로 관계 설정이 쉽게 되지 않는다. 두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복합적인 dynamics 속에서,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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