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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각, 짧은 글

이 기사에 관한 생각을 3-4 페이지 썼다가 지웠다. 내 신앙과 삶에 가장 영향을 크게 끼친 분 가운데 한분인, 어떤 목사님의 인터뷰 기사가 떴다. (내가 조선일보 기사를 링크하게 될 줄이야. ㅎㅎ) 이 기사를 읽고나서, 이 블로그에 올릴 생각으로 이런 저런 생각을 3-4 페이지 정도 써내려갔다. 정말 쓰고 싶은 생각들이 많았다. 3-4페이지의 글을 한번도 쉬지 않고 따다다다다다다다다닥 소리가 나게 키보드를 치며 써 내려갔으니까. 그런데, 그 글을 써내려가다... 내가 그 글을 써서 올릴 수 없음을 깨달았다. 나는... 적어도 지금의 나는... 그 기사에대해 어떠한 말도 덧붙일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더보기
게을러졌다! 이번주에는, 우리 팀에서 중요한 장비를 돌리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휴가를 갔다.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을 대신해서 그 장비를 돌리는 일을 추가로 맡아서 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그 장비를 'own' 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강하게 claim 하면서, 자신이 팀에서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늘 떠벌이는... 그런 사람이다. (그 사람의 그런 모습을 나는 늘 불편하게 여기고... -.-;) 그런데, 사실 어떤 의미에서, 이 장비에 대한 전문성은 내가 가지고 있고.. 이 사람은 성실하긴 하지만 이쪽의 전문가는 아니어서... 늘 내가 comment 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고 defensive한 반응을 보이곤 한다. 처음 이 장비를 setup 하는 과정에서, 우리 lab director가... 나도 이 장비를.. 더보기
Being Intentional 리더쉽에서 매우 중요한 덕목은 '의도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의 대화, 짦은 충고, 한번의 손길이나 눈길 조차도,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신중하게 해야하는 것 같다. 즉흥적인것 같아 보이는 행동들이, 깊은 impact를 미치는 리더들을 보면, 오랫동안 의도를 가지고 살아온 것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지, 그저 운이 좋은 것이 아닌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섬기는 사람들을 위해서, 작은 것 하나까지도 그리스도를 닮아갈 뿐 아니라, 섬기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은 말 한마디나 손짓 하나를 통해서 그리스도를 닮아가도록 하는 리더를 만나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 더보기
심장이 머리에서 뛰어요 지난 주에, 민우가 mission trip을 가서 집에 없었기 때문에, 나와 아내는 평소 안하던 짓을 한번 해봤다. 그것은, 집에서 둘이 와인을 마신 것이었다!!! 우리 lab director가 와인 한병을 선물을 해 주었는데, 그것을 가지고 집에 와서 둘이 한번 마셔보자고 땄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둘다 술을 거의 못마신다는 것이었다. 신혼여행가서 칵테일 한잔을 시켜서 둘이 나누어 마시고는... 둘 다 완전히 기절했었던 만큼.... 둘다 술을 즐기지도, 잘 마시지도 못한다. 와인을, 아내가 반잔 정도, 내가 한잔 정도 마셨는데... 둘다 온 몸이 빨개지고, 아내는 그게 신기하다면서 빨개진 다리, 팔 등의 사진을 막 찍었다. 그리고는 '심장이 머리에서 뛰고 있는 것 같다'며 정신이 없어 했다.. 더보기
14년만에 처음해보는 비싼 데이트? 민우가 지난 한주동안 mission trip을 갔다. 우리 부부는 시간이 당연히 많이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름대로 주중에는 저녁에 집에와서 이런 저런 일을 하느라, 혹은 그저 좀 게을러서 빈둥빈둥 하느라 둘만의 시간을 별로 가질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금요일 저녁에, 작정을 하고, San Francisco에 있는 한 steak house에 예약을 했다. Steak house에서 비싼 식사(!) 하고, 우리 둘은 밖으로 나와, San Francisco의 중심가 밤거리를 많이 걸었다. 아내가 이쪽으로 이사를 하고나서, 언제 밤에 San Francisco를 걷고 싶다는 이야기를 지난 2년간 해 왔는데... 로맨틱한것과는 거리가 먼 남편이 2년만에 그 외침에 응답한 것이었다. 우리가 처음 데이트를 시작.. 더보기
무슨 일을 하는가 vs. 무엇을 위해서 하는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성숙한 사람일수록, 무슨 일을 하는가 하는 것보다 무엇을 위해서 일을 하는가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간난아이를 키우는 엄마를 생각해보자. 엄마는 간난아이에 대한 무한한 사랑 때문에,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가 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다. 아, 지금 나는 젖먹이는 일을 하고 싶은데 기저귀를 갈고 있다니... 하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엄마로서의 identity가 무슨 일을 하는가 하는 것에 있지 않고, 무엇을 위해서 일하는가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 나는 섬기는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가 하는 것보다, 무엇을 위해서 하는가 하는 것을 많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내가 만일 아빠로서, 아... 나는 내 아내가 지금 기저귀를 가는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내 .. 더보기
See you later, Rev. John Stott! John Stott 목사님께서 주님의 품에 안기셨다. 내게도 그분은 영적인 영웅이셨고... 내가 주변에서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들께 여쭈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자신의 신앙에 가장 깊은 영향을 끼친 분 가운데 한분으로 꼽는 John Stott 목사님. Christianity Today에 난 기사는 다음과 같다. http://www.christianitytoday.com/ct/2011/julyweb-only/john-stott-obit.html 20세기를 "복음주의의 세기"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큰 일을 하신 분이셨는데... John Stott와 복음주의의 세대가 지나감을 보며, 그 큰 빈자리를 과연 남겨진 사람들이 채울 수 있을까. 20세기를 치열하게 고민하며 복음주의의 깃발을 들었던 그것이 정말.. 더보기
설교?! 한동안 '설교'형식의 message를 하지 않으려고 계획하고 있었고, 그렇게 하고 있었는데... 최근 갑자기 몇개가 잡혀서, 근처 교회 청년부 리더 수련회, 또 다른 교회의 청년부 수련회에서 설교/세미나/message를 하게 되었다. 나는 물론, 전문(직업) 설교가가 아니고, 설교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솔직히 설교를 잘 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가끔 이렇게 message를 전할 기회가 되면, 묘한 흥분과 기대에 휩싸인다. 별것없는, 소망없어 보이는 사람들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이 놀랍다는 고백을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더보기
긴~ 여행 지난 주말에는, 뉴저지에 다녀왔다. 간사들 몇명이 모이는 작은 모임이었지만, 꼭 가고 싶은 마음이 큰... 그런 모임이었다. 왕복 비행기표가 자그마치 600불이나 하기에, 너무 부담이 되어서 사지 못하고, 대신 차로 약 1시간 반 떨어진 곳에있는 작은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비행기표가 약 200불 가량 싸게 되었다. 대신 금요일 오후 회사를 비워야 했으나... 금요일 금요일 오후 1시반, SJC 공항 출발예정이었으나, delay되어 2시 반정도에 출발하였다. ORD에서 갈아타야하는데, 비행기가 delay되는 바람에... connection을 놓쳤다. ORD 근처의 호텔을 하나 잡고, 거기서 하루 묵었다. 시차 때문인지 중부시간으로 밤 1시가 거의 되어서야 잠이 들 수 있었다. 토요일 아침 비.. 더보기
이제, 내일부터 시작이다~ 이제 내일이면, 지난 15년간 그래왔던 것 같이... 또 다시 시카고로 향하는 비행기를 탄다. 매년...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경험을 하게 하셨었는데, 올해는 또 어떤 일들을 하나님께서 하실지. 새로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들을 보며, 아, 이런 일이라면, 정말 내 몸이 부서져라 섬길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또 감격하며 흐느끼게 되겠지.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저 대화가 세상을 살리는 소망이 될 것이라는 벅찬 마음에 미소짓게 될 것이고. 땀흘리며 섬기는 우리 후배 간사님들을 보면서... 그 땀방울 속에 하나님 나라의 소망이 담겨있음을 보며 또 구석에서 많이 울게 될 것 같다. 죽어라고 섬기고, 왕창 고생하고 나서... 그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가 너무 커서.. '나는 무익한 종입니.. 더보기
내가 처음 예수를 믿었을 때... 내가 처음 복음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을 때, 처음 예수와 '관계'있는 사람이 되었을 때, 두가지 중요한 혼란/변화가 내게 있었다. 정말 내가 새로 눈을 떠 알게 된 이것이 '진리'라면... 내가 여태껏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모든 기초가 다 부정되는 것이었다. 그 엄청난 세계관의 변화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 내 세상을 지탱하고 있었던 기둥 자체가 무너져 버렸으니... 그리고 여태껏 내가 기둥으로 인식하지 못하던 것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었다니... 정말 기뻤지만, 한편 말로 다 할 수 없는 혼란을 겪었다. 그래서 정말 거의 미친듯이 공부했었다. 성경을 줄쳐가면서 읽고, 각종 신앙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고, 심지어는 여러가지 성경공부 교재들을 사서 혼자서 답을 달며 참고서 풀듯 공부를 했었.. 더보기
어려보인다고??? 하도 매스컴에서 '동안'이 좋은 것 처럼 이야기를 많이 해서, 사람들이 어려보인다면 다들 좋아하지만... 사실 나는 별로 내가 어려보인다/젊어보인다는 말을 즐겨듣는 편은 아니다. 대단히 거부감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려보인다는 말을 들었을때 그것을 칭찬으로 듣는다거나, 그것 때문에 기분이 좋다거나 그렇지도 않다. 물론 내가 스스로 내가 어려보인다고 별로 생각하지도 않지만. 어려보인다는 말을 칭찬으로 사용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게 어려보인다는 말을 할때, 그냥... 아...네... 이렇게 어색하게 반응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가끔은... 나를... 진짜 내 나이보다 더 '어리게', 혹은 '젊게' 잘못 보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사람들이야, 워낙 동양인들을 어리게 보니까... 그렇다고 하더라.. 더보기
코스타 집회에서 해보고 싶은 일들 1. '자봉'의 자격으로 한... 한시간 그야말로 '자봉'을 해보고 싶다. ^^ (어쩌면 이건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사 ride를 좀 하게될 것 같아 보이므로.) 2. 적어도 한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서, 개인 기도실에서 기도한번 해보고 싶다. (지난 15년 동안, 한번도 못했던 일. 그런데 금년에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 3. 아내와 함께, 단 30분 이라도... 휘튼 캠퍼스를 손잡고 걸어보고 싶다. (이것도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 할 것 같다. 우리 둘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한 30분 걷자고 함께 굳게 다짐을 하지 않는 한.) 4. 내가 한번도 깊게 대화를 해보지 못한 한 사람과,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대화를 해보면 좋겠다. (지난 15년동안, 이런 일이... 두세번 정도 있었던 것 같.. 더보기
늪에 빠진 사람 늪에 빠져 점점 진흙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늪에 빠져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거나, 자신이 빠져 있는 것은 그저 얕은 진흙탕일 뿐이라고 자신과 주변 사람을 속이고 있다면... 밧줄과 같은, 붙잡고 나올 것들을 던져줌에도, 오히려 그렇게 하는 것에 대해 화를 내고 있다면... 그래도 그 사람을 그 늪에서 건져낼 방법이 있을까? 혹은, 늪에 빠져 있는 사람이 자신이 늪에 빠졌다며 소리를 지르고 있긴 한데, 막상 도움을 주려하면 그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거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늪에 빠진 사람을 건져낼 아무런 방법이 없다면... 그래도 그 사람을 늪에서 건져낼 방법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아주 막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사람을 섬기고 돕는 일은, 그 일이 어떤 일이.. 더보기
코스타 집회 앞두고... 간사로 섬기던 시절에는, 코스타 집회를 앞두고 적어도 하루정도는 꼭 하루 휴가를 내야만 했었다. 준비해야하는 일들을 대개는 다 준비를 하지 못해 허덕이다가 '피 같은' 휴가를 써야만 하는 지경에 꼭 몰리게 되었었는데... 올해는, 아마도 코스타 집회 앞두고 일이 많고 바빠서 휴가를 내게될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마음을 준비하며 하루 깊이 기도하는 휴가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은 참 간절하다. 요즘 회사에서 돌아가는 일로보면... 그런 luxury를 누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긴 하지만... -.-; 더보기
이번 중보기도팀에게 소개한 나의 기도생활 기도생활은... 사실 좀 잡다하게(?) 이것 저것을 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 사실 처음 기도에 깊이 몰입하게 된것은 96년-97년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요... 주로 새벽기도에서 부르짖는 기도, 방언기도 등등으로 발동이 걸렸었습니다. 그렇게 한 10년 하다가... 하나님께서 어느순간... 합심으로 기도하는 장소를 제외하고는 부르짖는 기도를 막으시는 것을 경험했었습니다. 방언도 잘 안되고요. (좀 당황스러웠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침묵하면서 기도하는 기간을 좀 보내다가... centering prayer라고도 하고 contemplative prayer라고도 하는 기도까지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기도가 조금 더 깊어지는 경험을 했었는데요.... 1-2년 전 부터는 예전의 기도 패턴이 돌아오고 .. 더보기
Obedience, Convenience 하나님께 순종을 하는 삶을 살면, 하나님께서 다 책임져 주시고 이끌어 주시기 때문에 내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뭔가 참 좋은 이야기인 것 같지만, 한편, Obedience를 통해서 Convenience를 추구하려는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불편하다. 가끔은, 내 순종의 동기 뒤에, 죄성이 자리하고 있음을 본다. 더보기
아내와 찍은 사진 지난주에 민우가 학교에 아빠 엄마가 함께 찍은 사진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 없이 아빠와 엄마만 나온 사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뒤져 보았는데... 아내와 단 둘이 찍은 사진중 가장 최근 것이... 2002년엔가 찍은 것이었다! 아빠-민우가 함께 찍은 사진, 엄마-민우가 함께 찍은 사진은 꽤 많은데, 아빠-엄마가 함께 찍은 사진은 정말 없었다. 내가 사진찍은걸 좀 귀찮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아내와... 사진을 좀 찍혀야겠다. 더보기
기도는 엔진? 사람들은, 따르고 싶은, 본받고 싶은 사람을 보면서, 그 사람의 사상, 논리, 지식등을 많이 배우려는 시도를 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그 목표를 이루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의 신앙과 인격의 '엔진'과 같은 부분은, 그 사람의 지식이나 사상등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기도가 아닐까 싶다. 어떤 사람의 기도를 닮지 않고 그를 닮으려는 시도는, 자동차를 모방해서 만들면서 같은 모양과 색깔의 껍데기를 갖추면서도 엔진에 신경쓰지 않는 것과도 같지 않을까 싶다. 기도를 통해 어떤 이가 하나님 앞에 서는 모습은, 그 사람과 하나님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demonstration인것 같다. 더보기
Johannine Corpus 연초에 요한일서 말씀묵상을 했고, 또 올해 KOSTA 집회를 준비하면서 요한일서로 주제 묵상을 좀 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QT 본문이 요한계시록이어서, 요한의 저작들(Johannine Corpus)를 금년에는 유난히 많이 접하고 있는 중이다. 몇가지 reflection들이 있다. 1. 최근 1-2년동안 깊이 관심을 가졌던 공관복음이 그리고 있는 복음과 정말 많이 다르다! 어떤 의미에서 꽤 자명한 것일수도 있지만, 정말 새롭게... 아... 다르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다. ground-up 이라기보다는 to-down의 느낌이랄까. 귀납적이라기 보다는 연역적인 느낌이고, 어떤 의미에서, scale이 훨씬 더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뭐랄까... 공관복음이나, 바울서신들이 어떤 case를 만들고 .. 더보기
절망이 깊어질때 도무지 변화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며, 눈이 열려 빛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며, 무엇보다도 변화되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며, 답답해하고 절망하는 깊이가 충분히 깊어져야함을 생각해본다. 성경을 보면, 정말 그 진리의 말씀에 반응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역사 속에서 보면, 정말 그 생명의 빛 앞에서 완전히 자신이 죽고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되는 일들이 있었는데... 왜 내가 섬기는 사람들에게서는 그런 일들이 그토록 잘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왜 나는 이토록 변화가 더딘 것일까. 깊은 절망 속에서 가슴을 치며 우는 그 자리에,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소망을 불어일으키시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의미에서, 아직 내게는.... 충분히 망가진 세상과 나에 대한 절망과 아픔이 채워지지 못한 .. 더보기
동생의 생일 지난 일요일은 내 여동생의 생일이었다. 원래는 지난 주말즈음에 한국에 출장을 갈 계획이어서, 이번에 한국에 가면 오랜만에 동생 생일 축하를 할 수 있겠다 싶었었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그 출장이 7월로 연기되면서 동생 생일 축하를 가까이에서 할 수 없게 되었다. 한국 출장이 연기되면서 괜히 동생 생일도 연기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어찌어찌 하다가 이메일 하나 틱~ 날리고 생일축하하고 말았다. 생일날, 동생 생각하며 동생을 위해 기도 한번 못하고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그게 못내 아쉽고 미안해서일까, 내 outlook calendar에는 여전히 '성연 생일'이라는 event가 "past due" 상태로 있다. 그걸 그냥 OK 단추 눌러서 닫아버리지 못하고 그게 뜰때 snooze 눌러 내 아쉬.. 더보기
더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 신앙의 여러가지 개념들은, 이해된다기 보다는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그것은, 신앙이 논리의 과정으로 설명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하나님과의 만남에서 비롯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논리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일반적으로,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 칭하는 사람들과 (가볍게)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사랑, 은혜, 사명, 인도하심, 성숙 등등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Glory)라는 것을 자신의 것으로 perceive하지 않고는, 위의 내용들을 결코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데... 막상 그리스도인들과 '영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란 참 쉽지 않음을 경험한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그 영광에 대한 내 이해가 천박한 수준이기 때문이겠지만,.. 더보기
15년만에 만난 후배 어제는, 15년만에 만난 대학 후배가 우리집에 와서 묵었다. 저녁을 먹고 길게 많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열정만 넘치던 대학원 시절, 학부생 1학년 기숙사 방문을 두드리며 모아서 성경공부를 만들었을때... 나 같은 사람하고라도 성경공부 하겠다고 함께 했던 착한 후배였다. ^^ 이제는 30대 후반의 아이 아빠가 된 후배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편 그 긴 세월을 보내면서 20년전 그 후배가 대학교 신입생일때 보여주었던 모습이 아직도 있는 것이 감사했고, 다른 한편 그 세월을 보내면서 하나님께서 그 후배의 삶에 개입하셔서 여러가지로 만들어가신 모습이 감사했다. 시카고로부터 비행기를 타고 어제 저녁에 도착해서, 오늘 아침에는 바로 비행기를 타고 떠난다. 그냥 나를 만나서 이야기.. 더보기
Beyond my comfort zone 최근에, 어찌어찌하다보니... 두가지 정도의 일을 놓고 기도하게 되었다. 하나는, 다니고 있는 미국 교회 내에서 한국어 소그룹을 시작하는 일이다. 아직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나와 우리 가족이 어떤 role을 play 해야 할지 고민중인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시는지 기도중이다. 다른 하나는, 몇달전부터 우리동네 친구 하나가 (최근에 엄마가 된 ㅋㅋ) San Francisco 지역에 있는 Asian American들을 위해서 영어 성경공부를 인도해달라고 집요하게 압박하고 있다. ^^ 영어로 '사실'을 전하는 것은 어느정도 자신이 있지만, 영어로 'heart'를 전하는 것이 영 자신이 없어서... 그 친구의 강력한 압박에도 지지부진 선뜻 답을 못해주고 있다. 뭔가... 밀린 숙제들을 쌓아놓고.. 더보기
경쟁이 아닌 성취를 추구 민우가 학교에서 상장을 잔뜩 받아왔다. ^^ 민우의 학교에서는 과목별로 잘한 학생들에게 상장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민우는, 전체 과목중에서 절반정도의 과목에서 상장을 받아왔다. 그런데, 민우 말에 따르면 민우보다 상장을 많이 받은 아이가 1명 더 있다고 했다. 말하자면 민우는 '반에서 2등'을 한 것이다. (그래봤자, 스무명 남짓한 반에서 2등한 것이므로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자랑으로 삼을 것도 아니다. ^^) 민우에게 많이 수고하고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고나서, 혹시 민우보다 더 잘한 친구에 대해서 샘이 나지는 않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랬더니 민우는, 아니...왜 그런게 샘이나느냐는 표정으로 오히려 나를 쳐다본다. -.-; 민우가 아주 어릴때부터 나의 소망은, 민우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목.. 더보기
바쁘게 살다가 문득 그리운 친구들 바쁘게 지내다가, 매우 stressful한 환경 속에 있다가, 문득 그리운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들이 함께 떠오르면서 그 사람들과 다시 그런 시간을 갖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데... 네번째로 보고 싶은 사람들은, 함께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다. 그때 그 즐거움을 다시 누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세번째로 보고 싶은 사람들은, 함께 깊은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이다. 나를 깊게 만들었던 그 대화의 시간으로 다시 나를 데리고 가고 싶어진다. 두번째로 보고 싶은 사람들은, 함께 고생을 했던 /고통을 나누었던사람들이다. 함께 고통스러워했던 그 시간에 서로 힘이 되어주었던 것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성숙해갔던 순간들에 대한 향수가 있다. 그러나... 가장.. 더보기
어제 들은 말 가운데에서... 어제 실험하면서 들은 어떤 설교 중에서 내가 깊이 마음으로 공감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은, '부부가 되어 살면서, 자신의 뜻을 꺾어 배우자에게 순종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결코 온전한 결혼생활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 설교에서는 매일의 삶 속에서 자신의 뜻과 자존심과 생각을 꺾지 않으면, 좀 더 확대된 공동체 생활에서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는 내용도 따라왔다. 어떤 부부는 좀 더 많이 다투는 사람도 있고, 어떤 부부는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어찌 되었건 간에, 그 부부 생활을 통해서 하늘이 열리는 경험을 해야한다는 것이 설교의 중요한 강조점 가운데 하나였다. TV 광고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지극히 피상적인 행복을 가정에서 찾으려는 어리석음으로 부터 벗.. 더보기
복음을 듣고 듣고 또 듣고 싶은데... "복음"은 천사들도 보고 또 보아도 감탄하는 신비라고 했다. (벧전 1:12) 여기서 천사들이 보고 싶어 한다는 표현은, 영어로 lust(음욕)으로 번역될 수 있는 단어라고 했다. 그만큼 중독성있으면서도 신비한, 들어도 들어도 또 듣고 싶은 이야기라는 것이겠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예전엔... 매우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형태이긴 했으나, 교회에 가면 늘 그 '복음'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 비록 그 복음의 내용이 매우 제한적이고, 다소 치우친 부분도 없지 않았고, 또한 대단히 환원주의적(reductionistic)한 것이긴 했으나, 정말 어떤 때는... 맨날 교회오면 저 얘기야... 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 복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같다는 기억이 있다. (그리고.. 더보기
위해서 기도한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때... 얼마전 유명한 테러리스트 가운데 한 사람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되었을때, 미국에서는 큰 환호성이 거리를 뒤덮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나는 그때 비행기 안에 있어서, 그 내용을 뉴스로 바로 보지 못했다.) 그리고... justice(정의)가 구현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정치인들의 모습도 보았다. 그때, 내 마음 속에 있었던 불편한 마음들... Tony Campolo의 podcast를 듣는데, 거기서 Tony Campolo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오사마 빈 라덴을 위해서 기도해왔다. 매일 했던 것은 아니지만 자주 했었다. 원수를 위해 기도하라는 성경의 말씀에 따라, 그가 잘못된 길로부터 돌이킬 수 있도록, 그리고 더 나아가서 진리를 알게될수 있도록 기도해왔다.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되었다는 이야기를 들.. 더보기